이외수, 12년 만에 장편 발표…"문화예술, 정치적 도구 돼선 안돼"
2017-05-31 11:38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식물과 교감하는 청년이 4대강 주역들 응징

소설가 이외수씨가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문학이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왔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인간이 구현할 가장 아름답고 가치 있는 예술이 도구화된다는 건 언어도단이다."
소설가 이외수(71)씨는 30일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해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대한민국 창고에서 너무 많은 쥐들이 식구들이 먹을 쌀보다 더 많은 쌀을 축내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위암과 유방암으로 수년간 투병생활을 해온 그였지만 이날은 비교적 밝은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섰다. 합니다. '장외인간' 이후 12년 만에 발표한 이번 장편소설은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서른 살 청년 정동언이 식물들의 도움으로 사회악을 밝혀내고 정의를 구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식물과의 염사(念寫)를 도와주는 백량금과 검사 박태빈, 꽃가게 주인 한세은, 기자 노정건과 함께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설립하고, 환경파괴의 주범이 된 4대강의 책임자들과 동물 학대범, 뇌물 수수 국회의원 등을 찾아 응징한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소설을 구상했고 지난 2월부터 4개월간 카카오페이지에 작품을 연재했다. 소설은 카카오페이지 문학 분야에서 최단기간 40만 독자를 달성하는 등 여전한 인기를 입증했다. 그는 웹으로 작품을 먼저 연재한 것에 대해 '책을 너무 안 읽는 시대가 왔다. 서점만이 시장인가, 생각하게 됐고 다른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이 식물과 소통한다는 '채널링'에 대해서는 "10여년 동안 채널링을 해왔다"며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만물과 소통이 가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백만명의 팔로어를 둔 이씨는 "수시로 소셜네트워크에 드나든다"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