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오절 연휴 박스오피스 5년래 첫 감소...'캐리비안의 해적'만 '미소'

2017-05-31 08:18
단오절 연휴 하루 평균 박스오피스 2억6000만 위안, 전년도 밑돌아
올 들어 중국 영화시장 둔화세, 연휴만 노린 중국 영화간 경쟁 가열
캐리비안의 해적5, 인도 영화 당갈이 1, 2위 차지

[캐리비언의 해적5 중국 포스터]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국산영화의 상승세가 꺾이고 시장 경쟁이 가열되면서 중국 영화시장 전체가 주춤하고 있다. 

신랑망(新浪網)은 28일부터 30일까지 단오절 연휴기간 중국 내 극장 박스오피스가 5년래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할 전망이라고 31일 보도했다.

28~29일 이틀 박스오피스는 5억2000만 위안(약 856억3000만원)이다. 하루 평균 2억6000만 위안으로 추산할 때 큰 이변이 없다면 연휴 사흘간 박스오피스는 지난해의 8억4500만 위안을 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전년치를 밑돈다면 이는 2012년 이후 전년 대비 첫 감소로 중국 영화시장이 최고점을 찍고 둔화기에 접어 들었다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특히 지난해 전년 대비 무려 41%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커 충격도 상당하다.

최근 중국 영화시장 둔화세에 더해 연휴를 노리고 중국 영화가 쏟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오히려 '독'이 됐다는 지적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피하기 위해 다수의 중국 중소형 작품들이 이번 연휴에 몰리면서 오히려 주목받지 못했다는 것. 이번 단오절 연휴에 개봉한 중국 영화는 천자상(陳嘉上) 감독의 탕구펑윈(蕩寇風雲) 등 총 4편으로 시나리오나 연출 등에 있어 모두 주목할 만한 작품이지만 동시 개봉되면서 관객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고 신랑망은 전했다.

이번 연휴에 높은 인기를 누리며 많은 돈을 벌어들인 작품은 조니 뎁이 주연한 '캐리비안의 해적5 - 죽은 자는 말이 없다'와 인도 영화 '당갈(중국제목: 레슬링해요, 아빠!)' 등 두 편의 외국 영화였다.

캐리비안의 해적은 단오절 연휴 사흘간 극장 스크린 절반 가량을 장악하며 하루 평균 2억 위안 이상의 박스오피스를 올렸다. 이미 중국에서 한 달째 상영 중인 당갈은 연휴기간 시장의 20%를 장악하며 2위에 올랐다. 

특히 캐리비안의 해적은 개봉 전부터 중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다. 24일 개봉을 앞둔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조니 뎁, 울랜도 블룸 등 주연배우와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메가폰을 잡은 요아킴 뢰닝, 에스펜 잔드베르크 감독 등이 참석한 '월드 프리미어' 레드카펫 행사를 열었다. 할리우드 영화 최초로 중국에서 개최한 월드 프리미어 행사로 주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