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탄도미사일 정밀도 높아져...미 항모 겨냥

2017-05-30 18:42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이 29일 강원 원산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스커드-ER급의 미사일에 각종 보조장치를 달아 정밀도를 높인 지대함(ASBM) 겸용 탄도미사일로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에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스커드 미사일 동체 앞부분에 카나드(Canard)로 불리는 전방 날개를 달았다.

노동신문은 이 미사일이 "적 함선을 비롯한 해상과 지상의 바늘귀 같은 개별적 목표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우리식 탄도로켓"이라면서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새로운 정밀조종유도체계를 도입한 주체무기"라고 밝혔다.

애초 지대지 미사일로 개발된 스커드 미사일을 지대지 또는 유사시 지대함 미사일로 겸용해 사용하도록 개조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발사한 '화성-12' 중거리미사일의 탄두부분에도 PBV(Post Boost Vehicle)가 장착됐다. PBV는 궤도 조정 등의 측면에서 보면 추력기 기능과 흡사하다.

북한 매체가 "재확증"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도 '화성-12'의 PBV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이번 발사에서 카나드와 추력기 성능을 입증해 스커드 미사일의 정밀도를 향상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조종 전투부의 말기 유도 단계까지의 세밀한 원격 관측을 위하여 중등 사거리 사격방식으로 진행했다"며 "탄도로켓은 중등 사거리를 비행하여 예정 목표 지점을 7m의 편차로 정확히 명중했다"고 밝혔다.

카나드는 미사일의 무게중심 앞쪽, 즉 머리 부분에 달려 있다. 중앙날개가 없는 미사일은 카나드와 꼬리날개가 분담해 양력을 만들어 미사일이 고도를 유지하거나 활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현재 실전 배치된 노동 미사일은 1000㎞ 비행 시 탄착지점이 목표지점으로부터 2∼3㎞, 스커드 미사일은 300㎞ 비행 시 450m∼1㎞를 각각 벗어나는 등 오차(CEP)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이를 7m가량으로 줄였다는 것이다. 북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항모를 공격할 수 있는 ASBM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보인다.

미 정보당국이 KN-17이라 명명한 개량형 스커드 미사일은 1단 액체연료 엔진을 사용한 ASBM으로, 미국 항모 등 해상의 이동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다만 북한이 항모나 함정 탐지능력을 확보하려면 정찰위성이나 수평선을 넘어 탐지할 수 있는 초수평(OTH) 레이더, 장거리 무인정찰기가 필요하지만 현재 북한은 이 세 가지를 모두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서해 NLL 인근 함정의 경우 무인기나 레이더를 이용해 위치파악이 가능하며, 눈으로 식별이 가능한 함정 상륙전의 경우 매우 위협적인 무기체계가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이다.

북한은 앞으로 해상에 목표물을 설치해 놓고 이 미사일의 추가 발사를 통해 이번 발사에서 미흡한 점을 보완해나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월 열병식에서 공개한 탄도미사일 가운데 이번에 발사된 것을 비롯해 '화성-12', '북극성-1·2형'을 성공시켰으며, 원통형으로 공개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시험 발사만 남겨두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