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스캔들 브라질로 향하는 투자자들..경고 목소리 높아
2017-05-30 11:16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브라질 정계에 몰아친 부패 스캔들로 브라질 자산이 요동쳤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은 여전히 브라질로 달려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위험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EPFR 자료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까지 한 주 동안 브라질 주식 펀드로 쏟아진 투자액은 7억6000만 달러(약 8400억원)에 달했다. 2012년 이후 최대치다.
그러나 최근 브라질 금융시장은 대통령이 연루된 부패 스캔들과 그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EPFR 집계 하루 전인 18일에는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탄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7%나 급락했고 증시는 10% 이상 폭락해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웰스파고 자산운용의 브라이언 제이콥슨 신흥국 투자 전략가는 “베짱이 큰 투자자에게 기회가 온다”면서 “현재의 정치 불확실성보다 브라질의 경제 펀더멘탈 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우리 신흥시장 전략가들은 지금이 브라질에 투자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브라질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모간 하팅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테메르 대통령의 퇴진 여부와 관계없이 브라질에서 추진되고 있는 경제 개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 "최근 투매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투자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26일 무디스는 브라질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달 앞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피치 역시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바 있다. 이미 투기 등급인 브라질의 신용등급이 더 내려갈 경우 국제 시장에서 브라질의 자본조달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투자 운용사 맨GLG의 기예르모 오세스 신흥시장 채권 전략가는 부채 폭탄을 우려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브라질 상황을 너무 가볍게 여기고 있다”면서 "경제 개혁이 실패할 경우 브라질의 부채 상황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브라질의 GDP 대비 가계·기업·정부의 부채 비율은 141%에 이른다. 또한 브라질 부채 중 달러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달러 대비 헤알화 하락이 가속될 경우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투자은행 내틱시스의 남미 애널리스트인 후안 카를로스 역시 "브라질 투자는 완전히 미친 짓”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브라질의 재정 현실에 눈떠야 한다"면서 만약 경제 개혁이 미뤄질 경우 헤알화 하락과 인플레 상승, 금리 인상,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