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르 스캔들' 충격…브라질 경제 전반에 비관론 확산
2017-05-27 04:07
연금개혁 내년으로 넘겨질 듯…성장 전망치 하향조정 가능성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사상 최악의 침체 국면을 막 벗어나려던 브라질 경제가 이른바 '테메르 스캔들'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부패 정치인의 증언을 막으려고 뇌물 제공을 논의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퇴진 압박을 받는 등 정국혼란이 계속되면서 연금 개혁이 벽에 부딪혔다. 경기부양 노력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주요 언론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테메르 대통령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연금 개혁이 올해 안에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테메르 대통령이 정치권 안팎의 공세를 극복하고 현직을 유지하더라도 국정운영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할 것으로 관측돼 연금 개혁은 내년 10월 대선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연금 개혁이 늦어지면 브라질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공공부채 축소도 미뤄지게 되고, 국가신용등급이 정크 수준을 벗어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과감한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해온 중앙은행도 신중한 자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10월 14.25%였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통화완화정책을 시작한 이래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등 두 차례 연속으로 0.75%포인트씩 낮췄다.
이어 지난 4월에는 12.25%에서 11.25%로 1%포인트 내렸다. 이는 2014년 11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중앙은행은 오는 30∼31일 통화정책위원회(Copom)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애초 시장에서는 1.25% 인하 가능성을 점쳤으나 지금은 0.75∼1%로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일제히 하락했다.
주요 컨설팅 회사들은 올해 성장률이 0∼0.5%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 내년 전망치도 3∼3.5%에서 2∼2.5%대로 낮췄다.
브라질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테메르 대통령에 관한 비리 혐의로 정정불안이 심화하고 있다며 올해 브라질의 성장률이 0.5%에 그칠 것으로 평가하면서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했다.
S&P는 2015년 9월 투자등급 맨 아래인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강등하고 지난해 2월 'BB'로 추가 강등했다.
피치는 국가신용등급에 당분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해 정국불안이 계속되면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있다.
피치는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지난 2015년 12월 투자등급의 맨 아래 단계인 'BBB-'에서 투기등급의 맨 위 단계인 'BB+'로 내린 데 이어 지난해 5월 'BB'로 한 단계 더 내렸다.
무디스는 지난해 2월 투자등급의 맨 아래 단계인 'Baa3'에서 투기등급인 'Ba2'로 한꺼번에 두 단계 강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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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