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수수료, 금융권은 은행이 챙긴다
2017-05-28 18:00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삼성, LG 등 대기업 지주사들에게 브랜드 수수료가 '짭짤한 수익원'이 되는 반면, 금융권에서는 지주사가 아닌 은행이 재미를 본다.
브랜드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지주회사가 계열사에 브랜드라는 무형자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빌려주고 수익을 얻는 일종의 분담금이다. 통상 계열사 영업이익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1~0.3%를 징수하는데 최근 계열사 수 확대, 징수 요율 인상,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은행의 수익원 확보에 보탬이 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계열사는 지주사가 아닌 'KB'에 대한 상표권을 갖고 있는 국민은행에 일정 금액의 브랜드 사용료를 낸다.
KB금융은 'KB' 브랜드를 지주회사가 인수해 사용료를 받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브랜드를 이전할 경우, 지주사와 은행 모두 비용 부담이 발생해 은행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결정을 내렸다.
이는 DGB금융지주도 마찬가지다. 자회사인 대구은행이 'DGB'에 대한 상표권을 갖고 있어 은행에서 브랜드사용료를 받는다.
우리은행과 산업은행도 은행이 상표권 대여 수수료를 받지만, 이유는 다르다. 지금은 문을 닫은 우리금융지주와 산은금융지주로부터 브랜드 권리를 2015년에 이전받아 이에 대한 수수료를 계열사로부터 받는다.
농협은 지주사나 은행이 아닌 농협중앙회에 'NH'에 대한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한다. 농협중앙회에서는 '농업지원사업비'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지난해 농협은행 3155억원, 농협생명 496억원, 농협손해 15억원 등 3834억원을 냈으며, 올해는 전년 대비 200억원가량 감소한 3628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권처럼 지주사에 브랜드 사용료를 내는 곳도 있다. 신한은행이 대표적이다. 2년마다 수수료 금액을 재측정하는 신한금융지주는 2014년과 2015년 700억원, 지난해와 올해(예정) 467억원을 각 계열사로부터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