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마크롱, 브뤼셀 美대사관서 첫 대면식

2017-05-25 22:31

테러와의 전쟁, 나토 분담금 인상, 기후변화 문제 등 논의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두 정상은 이날 브뤼셀의 미국대사관저에서 한 시간 가량 회동하고 송아지 안심과 벨기에 초콜릿 무스를 곁들여 점심을 함께 했다.

이번 회동의 '호스트' 격인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대면하고서 "놀라운 선거운동 끝에 압도적인 승리를 했다"면서 "전 세계가 당신의 대선 승리를 얘기하고 있다"며 덕담을 건넸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면서 "경제, 테러와의 전쟁,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 등 우리 둘이 논의할 게 참 많다. 우리가 세계의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 등 시리아 사태, 미국이 주도하는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정상들로서 국제안보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나토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 우크라이나 문제, 파리 기후협정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연합(EU)은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한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한 뒤 이 제재를 확대·연장해 왔다. 현 제재는 오는 9월까지 연장돼 있다.

파리협정은 두 사람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주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기후변화는 중국이 지어낸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당선되면 파리협정 탈퇴를 공언해 왔다.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15%를 차지해 중국(약 25%)의 뒤를 잇고 있다. 마크롱은 트럼프에게 파리협정을 탈퇴 방침의 재고를 요청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를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을 가능성이 크다.

양국정상의 점심 회동은 의견 차이 때문에 시작 전부터 세계의 이목을 끌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대선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결선에서 맞붙은 극우 진영 마린 르펜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바 있다.

유럽연합과 맺은 무역협정을 폐기하고 유럽 각국과 개별적인 협정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해온 트럼프와, EU의 결속력 강화를 주장해온 마크롱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섰을 것으로 관측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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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