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교황 접견에는 가족만…'물먹은' 美 백악관 대변인

2017-05-25 05:43

"열렬 가톨릭신자 교황 알현 원했지만 접견 직전 불가 통보받아"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4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 접견 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배석하지 못했다고 CNN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장녀 이방카, 이방카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 가족과 주요 측근들이 바티칸 사도궁에서 이뤄진 이 접견에 배석했지만, 트럼프의 '입'인 스파이서 대변인은 '물을 먹은' 것.

한 소식통은 "스파이서 대변인이 교황과 만나기를 열렬히 원했지만, 접견 직전 자리가 부족하다며 불가를 통보받았다"며 "그가 무시당했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백악관의 호프 힉스 전략공보국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보디가드 출신인 케이스 실러 부보좌관, 소셜미디어 담당 보좌관인 댄 스캐비노 등 자기보다 직급이 낮은 이들도 이 접견에 배석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가족과 같은 존재로 '숨은 실세'로 불리는 인사들이다.

결국, 가족과 가족 같은 참모들만 트럼프 대통령의 교황 면담 시 한자리를 얻은 셈이라고 CNN은 풀이했다.

CNN은 "바티칸에서 찍힌 사진을 보면 백악관 웨스트윙의 공식 직위는 트럼프 가족의 유대나 '트럼프 세계'에서의 인연보다는 의미가 작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친구와 가족이 우선이고 참모는 그저 참모일 뿐"이라고 말했다.

물론 교황의 외국 정상 접견 시 교황청이 배석 인원을 제한하기는 하지만 고위 참모 중 가톨릭 신자의 배석은 대체로 허용하며 특히 백악관 대변인의 배석은 일반적이었다고 CNN은 지적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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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