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ICT 리더 보고서] ⑥ 방준혁 넷마블 의장 "우리에게는 성공 DNA가 있고 도전 DNA가 있다"

2017-05-24 05:00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2015년 제1회 NTP 행사에서 자사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넷마블]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트렌드를 선도하는 '강한 넷마블'과 더불어 좋은 일터를 지향하는 '건강한 넷마블'을 이뤄내고, 2020년 글로벌 메이저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방준혁 의장이 5월 12일 넷마블 상장 직후 임원들에게 직접 쓴 감사 편지의 내용이다. 시가총액 약 14조원으로 코스피 시장 20위권, 게임대장주로 당당히 자리잡은 넷마블을 위해 애쓴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향후 미래 비전을 위한 의지가 담겨있다.

방 의장은 편지에서 "그동안 우리에게는 단 한 해도 쉬운 해가 없었습니다. 치열하게 경영위기를 극복해 낸 이후에도 매 해 새로운 성장을 위한 어려움을 겪었고, 그때마다 과감한 도전으로 난제를 이겨내며 성장해 왔습니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과거 존폐의 기로에 놓였던 넷마블을 성공으로 이끈 방 의장의 리더십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실제 방 의장은 '트렌드에 대한 선도와 과감한 도전'을 입버릇처럼 강조하기로 유명하다.

방 의장은 2000년 넷마블을 설립할 당시부터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앞세워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는 대담함을 보였다. 2002년 PC온라인게임 시장에서 국내 최초로 부분유료화 모델을 도입했고 2003년 국내 최초로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유통)사업을 시작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건강상의 문제로 은퇴했던 방 의장이 2012년 넷마블로 복귀한 이후 회사의 사업전략을 모바일 위주로 과감히 재편한 점도 유명한 일화다. 당시 방 의장은 실적부진과 패배주의에 빠진 회사를 구하기 위해 모바일게임에 승부수를 띄웠다.

결과적으로 방 의장이 복귀한 이후 5년만에 넷마블은 매출 1조5029억원, 영업이익은 2927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게임사 2위로 올라섰다. 글로벌 매출 비중도 2014년 17%에서 지난해 51%를 달성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방 의장은 여기서 안주하지 않았다. 그는 2015년 1월 신년사를 통해 "내 나이는 39살에 멈췄다"며 서구권 공략을 천명하며 해외 게임업체 인수합병(M&A)을 비롯해 주요 개발사 IPO추진, 엔씨소프트와의 협업 등을 추진하는데 힘을 쏟는다.

이 같은 방 의장의 집요함은 모바일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이라는 작품을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이 게임은 지난해 말 출시된 이후 한달만에 매출 206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게임업계의 흥행신화를 다시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 의장은 넷마블의 경쟁력이 '조직간의 협업'에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그는 넷마블 사내에 팽배한 패배주의를 없애기 위해 "2016년 1조원 돌파"라는 중장기 전략을 직원들에게 수 차례 강조하며 사기를 북돋았으며 이는 현실로 이어졌다.

그는 신입사원을 뽑을때도 간단한 자기소개서와 면접으로만 심사한다. 조직을 위한 애정과 열정으로 무장한 직원을 선호하는 그의 성향이 드러내는 대목이다. 회사가 거둔 성과를 100% 직원들에게 돌려 "일한만큼 받는다"라는 신조어를 만들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방 의장은 정주영 회장과 이병철 회장을 모토로 삼고 경영 구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중요한 사업을 진행할 때는 정 회장을, 구체적인 실행은 이 회장을 벤치마킹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 의장의 올해 목표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강자들과 규모와 스피드 경쟁을 벌이며 성과를 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상장을 통해 확보한 2조6000여억원의 자금을 레버리지로 활용 최대 5조원 규모로 확대시켜 글로벌 M&A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본인을 '진품 흙수저'로 부르던 방 의장은 어느덧 넷마블의 최대주주로 3조3580여억원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이은 한국의 6번째 '주식부호'가 된 것.

그는 "넷마블은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실패하고 또 도전하면서 한국 게임기업들의 ‘글로벌 파이어니어(Pioneer)’가 되기 위한 기반을 착실히 다져왔다"면서 "넷마블은 글로벌 메이저가 될 수 있는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