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울산 울주군은 22일 오전 군청 본관 앞에서 가수 현숙(사진 왼쪽)씨가 4500만원 상당의 이동목욕차량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현숙씨는 이날 직접 목욕봉사까지 해 '국민 효녀가수'로서 훈훈한 효심을 발휘했다.

전달식엔 현숙씨와 신장열 군수, 강학봉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김정미 행복한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 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전달식은 현숙씨가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최신원)에 차량을 기증해 군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목욕차량은 군 소재 행복한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가 운영한다. 지역 복지 사각지대의 중증장애인과 65세 이상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목욕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숙씨는 이날 오후 삼동면으로 이동해 거동이 불편한 유모(94) 할머니를 찾아 목욕봉사에 땀을 흘렸다.

기증이 이뤄진 것은 지난 2015년 현숙씨와 신장열 군수가 한 행사에서 만나면서 시작됐다.

당시 울산의 한 행사를 방문한 현숙씨와 동석했던 신 군수는 그가 목욕봉사를 직접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우리 지역 어르신들도 한 번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 자리에서 현 씨는 차량에 대해선 말하지 않고 그저 봉사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한다.

신 군수는 "당시 현숙씨가 목욕차량을 기증한다는 사실은 잘 모르고 있었고 생각지도 못했다"며 "단지 현숙씨의 따뜻한 봉사를 직접 받는 어르신들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마음에서 부탁을 해봤는데 '통 크게' 차량까지 기증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만남 이후 현 씨는 기증을 바로 결심했지만, 차량 제작에 시간이 걸려 2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 이번에 약속을 지키게 된 것이다.

현 씨는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목욕"이라며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봉사를 다니다가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께 이동목욕차량이 꼭 필요한 도움이라고 생각해 기부를 시작했는데 이번에 울주군과 한 약속을 실천해서 정말 행복하다"고 전했다.

현 씨는 2004년부터 해마다 1대씩 이동목욕차량을 기부해 제주도, 울릉도, 연평도 등 전국 곳곳에서 운영 중이다. 올해 울주군까지 포함 모두 14대를 기부하게 됐다.

현 씨는 소아암·백혈병 환아를 돕기 위한 수술비 후원과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아동을 위한 장학금 기부 등 나눔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