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또 맞고’ 류현진, 수난 속 2승 ‘악몽 탈출’…박찬호·김병현 이어 ‘통산 30승’
2017-05-19 14:27
류현진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79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2홈런)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팀이 8회 2점을 추가하며 7-2로 승리해 시즌 2승(5패)째를 올리며 시즌 평균자책점도 4.75로 낮췄다. 특히 류현진은 이날 승리투수가 되면서 메이저리그 통산 30승 고지를 밟았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한국인 투수로는 박찬호(124승98패), 김병현(54승60패)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류현진은 빅리그 데뷔 첫해인 2013년 14승(8패)을 거둔 데 이어 2014년에도 14승(7패)을 챙겼다. 이후 부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뒤 올해 2승을 더해 30승을 채웠다.
이날 류현진은 자신의 호투와 승리가 절실했다. 다저스가 선발 투수진 재편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위기에 놓였다. 이날 2개의 홈런 허용은 아쉬웠지만, 시즌 두 번째 승리를 따내며 어느 정도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발판은 마련했다.
류현진은 지난 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5⅓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하지만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엉덩이 타박상으로 10일짜리 부상자명단(DL)에 오른 뒤 복귀한 1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4이닝 8피안타 6볼넷 10실점(5자책)으로 최악의 투구를 했다.
이날 류현진은 늘 불안했던 1회를 무사히 넘겼다. 공 9개로 삼자범퇴 처리. 다저스 타선도 1회부터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며 선취점을 뽑아 1-0으로 앞섰다. 하지만 류현진은 2회 갑자기 흔들렸다.
류현진은 2회초 선두타자 장칼로 스탠턴에게 왼쪽 펜스를 강타하는 2루타를 맞았다. 다행히 다음 타석에서 포수 그란달이 3루로 뛰던 스탠턴을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류현진은 저스틴 보어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1-1 동점을 내줬다. 류현진의 시즌 7번째 피홈런. 이어 J.T 리얼무토에게도 2루타를 허용했으나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았다.
류현진은 타선의 지원을 든든하게 받았다. 다저스는 2회말 1사 1루에서 야시엘 푸이그가 좌월 투런포로 다시 리드를 찾았다. 류현진도 시원한 장타를 터뜨린 뒤 득점에 가세했다. 류현진은 우중간을 뚫는 2루타에 이어 체이스 어틀리의 중전안타 때 홈을 파고들어 4-1로 달아났다.
류현진의 시즌 3호 안타. 2014년 7월3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 이후 1052일 만에 나온 통산 6호 2루타였다. 올 시즌 첫 득점·통산 10득점 기록도 올렸다.
류현진은 4-1로 앞선 3회초 다시 홈런이 발목을 잡았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류현진은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높은 볼을 던졌다가 좌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4-2로 추격을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3회말 추가 득점에 성공해 5-2로 달아나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후 류현진은 4회와 5회 실점 없이 막아내며 승리요건을 갖췄다. 특히 5회초 1사 1, 2루 위기에서 옐리치를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해 병살 처리한 장면이 돋보였다.
류현진은 다저스가 5-2로 앞선 6회초 1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크리스 해처에게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해처가 후속 타자를 깔끔하게 삼진 처리해 류현진의 실점을 막았다.
문제는 이날 두 차례 나온 아찔한 장면이었다. 류현진은 4회말 무사 1루에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서 보내기번트를 시도하다 마이애미 선발 에딘손 볼케스의 빠른 공에 오른 팔뚝 부위를 맞았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것은 처음이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계속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6회초 1사 1루에서 보어의 땅볼 강습타구에 다리를 맞고 내야안타를 내줬다. 다저스 벤치가 움직였다. 결국 류현진은 1사 1, 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현진은 덤덤한 표정으로 자신의 몸에 문제가 없음을 내비쳤지만, 마운드를 내려가면서는 아쉬움이 엿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