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I/O 2017] 구글의 VR·AR 전략, 그 중심에 자리 잡은 '스마트폰'

2017-05-19 12:45

[사진=한준호 기자 ]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구글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구글의 VR 플랫폼 ‘데이드림’과 AR 플랫폼 ‘탱고’를 전면에 내세워 관련 생태계를 확장시키면서 하드웨어 기기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클레이 베이버 구글 VR·AR부문 부사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 쇼라인 앰피시어터에서 열린 구글의 연례 개발자회의 ‘구글 I/O 2017’의 기조연설에서 “구글의 VR 플랫폼 데이드림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올해 안으로 수천만대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자사가 개발한 데이드림을 전 세계 스마트폰과 연동시키며 이용자를 늘려 규모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 보급된 스마트폰이 약 30억대, 연간 15억대 이상의 스마트폰이 팔려나가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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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데이드림에 연동된 스마트폰은 구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픽셀(Pixel) 뿐이었으나 연내에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를 비롯해 11개 기종까지 확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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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지난해 11월 스마트폰을 꽂아 VR 콘텐츠를 즐기는 고글형 VR 단말 ‘데이드림 뷰’를 선보였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올인원 VR 단말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에 선보일 예정인 올인원 VR 단말은 전용 디스플레이와 프로세서를 내장하고 있어 스마트폰과 PC, 콘솔게임과의 연결이 필요 없다는 게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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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공간에서 이용자의 움직임을 정확히 검출할 수 있는 ‘월드센스(WorldSense)’라 불리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으며, 올인원 VR 단말 개발을 위해 HTC와 레노버, 퀄컴이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클레이 베이버 부사장은 “VR에 최적화시킬 수 있도록 설계했을 뿐만 아니라, 이용 가능한 앱이 150개가 넘어 어떠한 데이드림용 기기로도 다양한 VR 콘텐츠를 탐색하고, 보고,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출시할 올인원 VR 단말에는 업데이트된 데이드림 유프라테스(Daydream Euphrates)가 탑재돼 VR 콘텐츠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 자신이 보고 있는 VR 콘텐츠를 캡처하고 공유할 뿐만 아니라, 가상 세계를 거실에 구현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게다가 같은 가상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유튜브 동영상을 VR로 감상하고 실시간 채팅을 하며 소감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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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VR 생태계 확장을 위해 개발자들의 앱 지원을 본격화한다. VR 콘텐츠를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 위해서는 양질의 앱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먼저 구글은 개발자들에게 인스턴트 프리뷰(Instant Preview)를 통해 개발자가 컴퓨터에서 항목을 변경하면 몇 분이 아닌 단 몇 초 만에 헤드셋에서 변경 사항이 반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VR용 앱 개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이어 위대한 프랑스 화가의 이름을 딴 쇠라(Seurat)라고 명명한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면 모바일 VR 헤드셋에서 최고의 Hi-Fi 화면을 실시간으로 렌더링할 수 있게 된다. 개발자가 모바일 GPU로 데스크톱 수준의 그래픽을 실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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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구글은 웹 부문에 대한 투자를 통해 개발자들이 데스크톱, 스마트폰부터 VR 및 AR 지원 기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기에, 누구에게나 자신들의 창의성을 선보일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여름에는 VR로 웹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크롬 VR이 데이드림에 추가된다. 여기에 웹을 위한 AR도 지원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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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분야에서도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 구글은 실내 환경을 지도화(Mapping)하는 탱고 기술을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스마트폰에 순차적으로 적용해 스마트폰을 활용한 AR 서비스 확장에 나선다. 올 여름에는 탱고가 탑재된 에이수스의 '에이수스 젠폰 AR'이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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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이날 새로운 시각 관측 서비스 ‘비쥬얼 포지셔닝 서비스(VPS)'를 통해 혼잡한 점포 내에서 상품을 찾아 길을 안내하는 기술을 시연했다. 위치를 찾기 위해 필요한 GPS가 실내에서 구동하기 어렵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선보인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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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쥬얼 포지셔닝 서비스는 구글지도와 연동되며 실외가 아닌 실내 정보를 측정해 정확한 위치를 찾는다. 오차는 2~3cm 정도여서 실제 이용에는 불편함이 없다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구글은 이 기술로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음성 안내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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