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방미 이틀째…美의회에 새 정부 '대북·사드정책' 설명
2017-05-19 03:41
'지한파' 코리 가드너·에드 로이스 등 상하원 의원들 연쇄 면담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 특사인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은 미국 방문 둘째 날인 18일(현지시간) 미 의회를 찾아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새 정부의 대북 정책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입장 등을 설명했다.
홍 특사는 이날 오전 공화당 소속인 코리 가드너 상원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소위원장과 면담했고, 오후에는 벤 카딘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와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을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미국의 대외 정책을 심의하는 외교·안보 관련 상임위 소속으로, 대부분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안보 문제에 정통한 의원들이다.
홍 특사는 이날 미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잘 인식할 뿐 아니라 미국과의 대북 정책 조율 등을 중시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른바 '진보' 성향인 문 대통령의 집권으로 한국의 보수 정권 시절보다 한미 동맹 관계가 약화하고 중국의 한반도 영향력이 강해지는 동시에 한미 간 대북 압박 공조에도 균열이 갈 수도 있다는 미국 의회 일각의 우려를 다소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홍 특사는 전날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의 만남에서도 "안보 문제와 한미 동맹에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홍 특사는 또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 상하원 의원들에게 '전임 박근혜 정부 시절 사드 배치 추진 절차에 민주성이 결여됐다'는 문제의식이 한국 내에 있는 만큼 국회 논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드너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한미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경제·무역 분야에서 상호 이해가 더욱 증진하도록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 홍 특사는 문 대통령의 대외 정책 방향과 목표, 정치 철학, 새 정부 출범의 정치적 의의 등을 설명하고 미 의회의 지원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특사는 전날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맥매스터 보좌관 등도 배석했다.
홍 특사는 19일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을 비롯한 미 정부 각료들을 만나 대북 정책과 한미 동맹 문제 등을 논의하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미 특사단에는 민주당 황희 의원, 류진 풍산그룹 회장, 정해문 전 태국대사, 청와대 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낸 박선원 선대위 안보상황단 부단장 등이 포함됐으며, 조구래 외교부 북미국장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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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