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전 비서관 "박근혜-이재용 독대 대화내용 몰라… 말씀자료는 참고용"

2017-05-17 17:36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법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대 당시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모른다고 증언했다. 

또 삼성 승계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말씀 자료는 참고자료일 뿐이라고 말했다. 말씀 자료는 삼성이 대가를 바라고 최순실씨를 지원했다는 혐의를 입증하는데 핵심이 되는 자료다.

정 전 비서관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5명에 대한 1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2015년 7월과 지난해 2월 두 차례 독대했으며,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의 연설문 등 청와대 비밀 문건을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전달했던 인물이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일정은 알고 있었지만 당시 그 자리에 본인은 없었다"면서 "어떤 내용이 오고 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은 "당시 정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자리에 배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검이 기소한 내용 중 어떠한 부분도 입증된 게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독대하기 전에 작성된 해당 말씀 자료에는 삼성 승계와 관련해 삼성그룹의 위기는 대한민국의 위기이므로 지배구조가 조속히 안정돼야 한다거나 이 정부 임기 내에 승계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특검은 이 자료를 토대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 합병 건을 도와주겠다고 말을 하고 대가성 있는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의 '말씀 자료'는 그대로 쭉 읽어도 문제가 없도록 워딩 형태로 돼있는데 삼성 독대 전 작성된 말씀자료는 그런 형식이 아니고 '참고 자료'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