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I/O 2017] 구글 번역, '언어의 뉘앙스' 파악 불가... 전문통역사에게 희소식?
2017-05-17 13:29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 통역이라는 직업이 사라진다는 우려는 더이상 할 필요가 없다. 전문 통역관이 전달하는 정확한 언어의 뉘앙스까지 기계가 번역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이크 슈스터 구글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머신러닝 번역이 인간의 뉘앙스까지 정확히 전달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사람들의 농담이나 비꼬는 뉘앙스를 풍기는 말을 기계는 전혀 이해하지 못해 번역 과정에서 오역이 생긴다”고 말했다.
구글 음성 그룹에서 한국어와 일본어 음성인식 모델의 메인 개발자로 활약하는 슈스터는 “인간이 구사하는 언어의 뉘앙스는 예술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며 “기계와 시스템이 전문통역관처럼 정확한 뉘앙스를 전달할 수 있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지난해 9월 ‘구글 신경망 기계번역(GNMT)'을 선보인 뒤로 ’구글번역‘의 질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신경망 기계번역은 기존의 번역이 단어와 구문을 쪼개 하나씩 개별적으로 번역했던 것과는 달리, 전체 문장을 하나의 번역 단위로 간주해 한꺼번에 번역한다.
이에 따라 문맥을 사용해 가장 적합한 번역을 파악할 수 있고,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번역이 가능해졌다. 현재까지 신경망 기계번역은 한국어를 포함한 총 16개 언어 조합에 적용되고 있는데, 번역의 품질이 개선되면서 ‘한국어-영어’ 번역 이용자 수가 지난 6개월 간 75% 증가했다.
구글의 번역팀은 50명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103개 언어를 번역해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의 99%를 커버한다. 구글번역은 5억명 이상이 사용하고, 매일 1000억 회의 번역이 이뤄지고 있다.
슈스터는 구글이 번역서비스를 중시하는 이유에 대해 “인터넷 콘텐츠의 50%가 영문으로 이뤄졌지만, 영어는 전 세계 인구의 20%만이 사용한다”며 “언어 장벽을 극복해 정보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번역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슈스터는 “통역사와 같은 전문가를 고용하면 번역의 품질을 높일 수는 있지만, 구글번역은 전문적인 번역보다 일상에서 이용하는 평균적이고, 일반적 사람들이 번역하는 수준에서 완벽을 추구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