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가성비 최고’ 노브랜드, 홍보부족 심각…고객들 “개점사실도 몰랐어요”

2017-05-16 02:05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노브랜드 강서가양점이 지난달 21일 문을 열었다. 개점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홍보 부족으로 개점 사실을 인근 주민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김위수 인턴기자]


아주경제 김위수 인턴기자 = 이마트(대표이사 이갑수)가 2013년 론칭한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인 ‘노브랜드(No Brand)는 별다른 홍보 없이도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하나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15일에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브랜드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가성비 좋은’ 제품이 많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실제 노브랜드는 이런 입소문에 힘입어 지난해 약 19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노브랜드의 선전이 이마트 실적개선에 긍정적인 요소라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로 효자 브랜드로 등극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이마트는 노브랜드 전문점까지 문을 열고 있다. 지난해 8월 용인보라점을 시작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 속속 매장이 생겨, 현재는 약 30개의 노브랜드 전문점이 영업 중이다.

인기의 비결은 타브랜드 대비 최저의 가격대로 마련한 상품군 덕이다. 실제 노브랜드 생수는 2리터(ℓ) 페트병 6개에 1980원에 불과하다. 같은 양의 다른 브랜드 생수 제품들은 보통 3000원을 넘는다. 또한 물티슈 100매에 800원, 35미터(m) 두루말이휴지 30롤에 9980원, 라면 5봉지에 1980원 등 타사 브랜드 제품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또한 치즈케이크,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류의 경우도 저렴한 가격에 비해 맛도 좋아 재구매율이 높은 편이다.

지난 11일 노브랜드 강서가양점에서 만난 주부 김모씨(55·가양동)는 “동네에 노브랜드 매장이 생겨서 좋다”면서 “요즘 같은 불경기에 아끼는 게 돈 버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소비재는 굳이 메이커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보부족으로 이 매장 인근 주민들조차 지난달 노브랜드 매장이 새로 들어선 사실을 모르는 일이 대다수였다. 김씨 역시 “매장 바로 근처에 사는데도 노브랜드가 오픈한 걸 안지 일주일밖에 안됐다”면서 새삼 놀라워 했다.

이렇듯 홍보가 부족하다보니, 실제 노브랜드가 주 타깃으로 삼은 고객층과 실제 방문고객들도 차이를 보였고 기대만큼 고객수도 적었다. 노브랜드 강서가양점의 한 관계자는 “홍보를 거의 하지 않아 기대만큼 손님이 많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주된 타깃은 20~30대 젊은층인데, 실제 고객은 중·장년층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입소문만 나면 인근 주거단지에서 많은 고객들이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보부족이란 지적에 대해 이마트 본사 관계자는 “현재 노브랜드 전문점은 시장 테스트 차원에서 출점하는 곳이라,  전단지 홍보 등 구체적인 홍보계획은 별도로 마련하지 않고 앞으로도 별도로 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