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편 수출에 발목 잡는 美…이르면 8월 NAFTA 재협상 '악재'

2017-05-15 15:34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최근 날아오르는 수출이 미국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발목이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며 우회 수출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부정적 발언을 쏟아내며 NAFTA 재협상 다음 타자가 한·미 FTA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15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미 정부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내정자의 의회 인준을 마무리하면서 조만간 NAFTA 재협상을 위한 공식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르면 8월경 캐나다, 멕시코와 NAFTA 재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든 한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들어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데다, 지난달의 경우 수출액 기준 역대 2위 성적을 거뒀다.

문제는 미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몽니다. NAFTA를 시작으로 우리에게 직격탄을 날릴 수 있는 한·미 FTA까지 흔들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무역협회는 최근 내놓은 'NAFTA 재협상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이 NAFTA에서 탈퇴하거나 관세를 인상할 경우 멕시코의 대(對) 미국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멕시코의 대미 수출의존도는 81%로 1994년 NAFTA 발효 후 7.2배 확대됐다. 멕시코 수출의 84%, 수입의 50%가 NAFTA 역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NAFTA로 받은 혜택이 큰 만큼 재협상에 따른 타격 역시 클 수밖에 없다. 멕시코의 대미 무역 축소는 우리나라의 우회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는 LG경제연구원을 인용, 미국이 중국과 멕시코에 대해 똑같이 수입 제재를 할 경우 우리 기업은 멕시코 수출의 변동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과 멕시코를 통한 우리나라의 대미 우회 수출 부가가치 총액은 중국(2014년 기준·34억400만 달러)이 멕시코(22억3400만 달러)보다 많다.

그러나 양국 전체 무역규모를 고려한 부가가치 수혜율(해당국에 대한 우리의 수출액 대비 부가가치액)은 멕시코가 15.9%로 중국의 2.0%보다 훨씬 높다.

특히 NAFTA 재협상은 트럼프 정권 출범 후 최초의 무역협정 협상인 만큼, 향후 협상의 판단 기준이 된다는 데 의미가 크다.

김은영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NAFTA 재협상의 향방에 따라 멕시코 경제는 물론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커질 것"이라며 "NAFTA 리스크를 줄일 대응책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