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차이나군단 출정식 방불 일대일로 포럼

2017-05-15 11:53

시진핑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지도자들이 14일 일대일로 포럼 만찬장에 들어서고 있다.[사진=바이두 캡처]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는 2013년 9월 중국이 제창한 글로벌 경제개발 프로젝트다. 국가 간 물류망을 확충하고 교역을 끌어올리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일대일로라는 신개념이 도출된 지 4년째인 올해, 중국은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라는 행사를 준비했다. 일대일로 포럼은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중국 베이징에서 거행됐다. 올해가 1회째인 이 행사는 앞으로 매년 개최될 예정이다.

경제개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지만, 이번 포럼은 중국의 '엄청난' 국력을 만방에 과시하는 장이 됐다. 14일 저녁 포럼에 참석한 각국의 지도자들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만찬장으로 함께 걸어가는 장면은 마치 중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거대 세력권의 탄생을 알리는 듯했다. 이 행사에서도 시 주석의 곁은 시종일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함께했다. 미국에 대응하는 중·러 양국의 '단단한 동맹'을 중심으로 각국 국가들이 '헤쳐모인' 듯한 인상을 풍기기에 충분하다.

◆중국인민 조국 굴기의 짜릿함

14일 베이징 국가회의센터에서 개막한 일대일로 포럼에는 무려 29개국가의 정상이 참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브캇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베아타 시드워 폴란드 총리, 에르데네바트 자르갈톨가 몽골 총리,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대부분 중국의 투자를 원하거나 투자를 받고 있는 국가의 지도자들이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했다. 

또한 130개국의 고위급 대표단 그리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70여개 국제기구 수장 등 1500여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1500여명 대부분은 장관급 이상의 고위관료들이다. 주요 귀빈으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초청이 추진됐지만 결국 영국 재무장관이 참석했다. 파키스탄을 두고 중국과 분쟁 중인 인도는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서방 선진국에서는 국가수반이 아닌 장관급 인사가 참석했다. 많은 한계를 남기기도 했지만, 일대일로 포럼은 중국 인민들에게 '위대한 조국의 굴기'를 체감하는 짜릿함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시진핑 130조원 추가투자 약속

시진핑 주석은 14일 오전 진행된 개막식에서 30여분에 걸쳐 기조연설을 했다. 시 주석은 "실크로드는 인류 문명의 귀중한 유산이며, 역사는 최고의 스승"이라면서 "실크로드는 화평이며 개방과 포용"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60여개 국가 및 국제기구에 일대일로 무역협력 제의를 할 것이며 실크로드 기금에 1000억 위안(약 16조5000억원)의 자금을 새로 투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금융기구의 위안화 해외기금 업무를 위해 3000억 위안(약 49조원)의 지원금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일대일로 건설을 위해 중국국가개발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2500억 위안(약 41조원)과 1300억 위안(약 21조원)의 대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후에는 △정책 소통 △인프라 연동 △무역 확장 △자본 상통 △인문 교류 △싱크탱크 합작 등 6개의 주제로 각각 토론회가 개최됐다. 정책 소통 토론회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인프라 연동 토론회는 교통운수부와 공업정보화부가, 무역 확장 토론회는 상무부가, 자본 상통 토론회는 재정부가, 인문 교류 토론회는 대외연락부가, 싱크탱크 합작은 중앙선전부가 각각 주최했다. 
 

일대일로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양국 간·다국 간 정책소통

정책 소통 토론회에는 70개국과 40여개 국제조직에서 360명의 귀빈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장관급 인사와 국제기구 책임자들만 180여명이 참석했다. 이 토론회에서 32개의 양자 다자협력문건과 기업 간 합작프로젝트가 체결됐다.

로이타르트 스위스 연방대통령이 유럽 각국의 철도표준과 전원표준 통일화과정을 설명했고,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 건설을 함께 해나간다는 원칙 아래 국가 간 새로운 협력의 틀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폴란드의 데이터투자국 국장은 "일대일로는 폴란드의 인터넷 비즈니스 등 새로운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대표단 단장인 장피에르 라파랑 전 총리와 이크발 파키스탄 계획발전부 장관도 발언에 나서 일대일로의 업적을 치하했다.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기조연설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지난 4년 동안 상당한 성과를 거뒀으며, 양자 간·다자 간 소통에 있어서도 경험을 축적했다"고 말했다. 중국교통건설그룹 측은 "일대일로를 통해 1만320㎞의 고속도로와 2080㎞의 철도, 10개의 공항을 건설했다"며 "정부 간 정책 소통이 원활했기에 후속 건설작업들이 순조로웠다"고 소개했다.

◆중국에 바란다. 인프라 연동

인프라 연동 토론회에에는 48개국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32명이 발제에 나섰다. 중국 측에서는 리샤오펑(李小鹏) 교통운수부 부장, 먀오위(苗圩) 공업정보화부 부장과 누얼바이커리(努尔·白克力) 발개위 부주임 겸 국가에너지국 국장 등이 발언에 나섰다. 발언시간은 모든 발언자에게 공통으로 4분씩 주어졌지만, 대부분 발언자가 시간을 훨씬 넘겨 발언을 끝냈다.

미얀마 건설부 장관은 "오늘 시진핑 주석의 기조연설 중 인프라 연동이 공동발전의 기초라는 대목은 의미가 깊다"며 "인프라 연동은 표준연동과 기술연동으로 이어지며 국가 간의 교류를 획기적으로 활성화시킨다"고 말했다. 태국의 데이터경제사회부 장관은 "인프라 연결이 유형의 연동이라면, 인터넷 연결은 무형의 연동으로 양자는 모두 중요하다"는 요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경제수석, 파키스탄 철도부 장관 등도 발언에 나서 인프라 연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르키 카타이넨(Jyrki Katainen)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 부위원장은 "중국이 일대일로의 한쪽 끝이라면 유럽은 또 다른 한쪽의 끝"이라며 "일대일로는 모든 나라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긍정평가했다. 
 

시진핑 주석이 일대일로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무역확장 자유무역 한목소리

무역확장 토론회에는 200여명이 운집했으며 30여명이 발언에 나섰다. 중산(鐘山) 중국 상무부 부장은 "무역확장은 일대일로의 주요 내용이며 지난 4년은 무역이 발전하는 4년이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경제발전부 차관은 "마르코폴로의 후예인 이탈리아는 무역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으며, 중국과의 무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아 경제지속발전부 장관이 "13일에 중국과 FTA 협정을 체결했으며 매우 기쁘다"고 발언하자, 회의장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헝가리 외교부 장관은 "14일에만 5곳의 중국기업 대표들을 만났으며 이들은 헝가리에서의 투자를 원하고 있다"면서 "일대일로 사업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무역공업부 장관은 "아세안국가들 간의 무역 확대를 위해 철도노선이 확충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글로벌 개발금융, 자본상통

자본상통 토론회에서 샤오제(肖捷) 중국 재정부장은 "거대한 자본을 필요로 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위해 중국정부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실크로드기금을 설립했다"며 "이와 함께 세계은행 등 전통적인 개발금융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다층적인 자본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들은 대규모의 자본이 필요하면서 자본회수기간이 길다는 특징이 있다"며 "공적부문의 개발금융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상업은행들의 금융서비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이만(易会满) 중국 공상은행 회장은 "일대일로 국가 은행들과 상시 협력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다"며 "제도와 감독환경이 다르지만 협력플랫폼을 통해 협력융자를 더욱 원활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오스 무역은행 행장은 중국-라오스 철도개발 프로젝트를 예를 들면서 "60억 달러가 소요되는 이 프로젝트에서 중국이 70%의 지분율로 참여했고, 이로 인해 라오스의 인프라 설비는 획기적으로 확장됐다"고 소개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14일 조어대 국빈관에서 산책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민심상통 인문교류

인문교류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는 400여명이 참석했다. 중국의 서유기나 아프리카의 전통극이 대형화면에 구현되자 장내는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파키스탄 문화부장관은 축사에서 "일대일로는 관련국들 간의 우호증진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해당국 내의 빈민 구제와 사회통합에도 효과가 크다"고 평가했다. 

쑹타오(宋涛) 대외연락부 부장은 "민심은 가장 큰 정치"라며 "민심상통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강한 소통"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청년이사회 주석인 캄보디아의 한 국회의원은 "인문교류는 국가 간 교류의 기본이며, 청년들 간의 교류는 상호 국가관계의 미래를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는 '중국사회조직 일대일로 민심상통 행동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혜 모으는 싱크탱크 합작

싱크탱크 토론회에서 ​류치바오(劉奇葆) 중앙선전부 부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각국의 싱크탱크들이 서로 힘을 모아 인류문명의 거대한 관점에서 일대일로 각국 인민들에게 더욱 높은 지혜를 제공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일대일로는 깊은 역사적 의의가 있다"며 "2000년 전 불교와 기독교가 실크로드를 타고 중국에 들어왔으며, 마르코폴로의 경험은 유럽인들에게 중국을 알렸다"고 말했다. 그는 "싱크탱크의 교류야말로 세계의 미래를 밝게 비출 것"이라고 의미부여했다.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쩡페이옌(曾培炎) 이사장은 "싱크탱크는 글로벌 시각과 통찰력으로 역사적인 일들을 해결해왔다"며 "각국의 지혜를 모으는 차원에서 싱크탱크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일대일로를 연구하는 싱크탱크는 300곳이 있다. 50여명의 외국 학자들도 일대일로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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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추진 일지(자료:중국언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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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7일    시진핑 카자흐스탄 방문, 실크로드경제지대 언급
2013년 10월3일   시진핑 인도네시아 방문, 해상실크로드 언급
2014년 11월8일   시진핑, 실크로드기금 400억 달러 출자발표
2014년 12월29일  실크로드기금 베이징 설립, 정식 운용시작
2015년 3월28일   발개위, 외교부, 상무부 일대일로 추진 발표
2015년 12월25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정식 설립
2016년 8월17일   시진핑 일대일로건설업무좌담회 개최
2016년 10월1일   위안화 IMF 바스킷 포함, 기축통화 대열합류
2016년 11월17일  일대일로 계획, 유엔 결의안에 포함
2017년 2월10일    인류운명공동체개념 유엔 결의안 포함
2017년 5월13일     AIIB 7개 신규회원국 가입, 회원국 77개로 증가
2017년 5월14일     제1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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