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랜섬웨어의 원흉?..가격은 고공행진
2017-05-15 14:11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가상통화 비트코인으로 몸값을 요구한 사이버 공격이 지난 주말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면서 디지털 화폐와 범죄와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부터 랜섬웨어 ‘워너크라이’가 전 세계 네트워크에 퍼지면서 주말 동안 150개국 20만건의 피해를 초래했다. 워너크라이에 감염된 컴퓨터에는 파일을 원상 복구시키려면 비트코인으로 300달러를 지불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이후 비트코인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범인들이 몸값(ransom)으로 비트코인을 요구했다는 소식에 비트코인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12일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한때 100달러나 떨어졌다. 그러나 금세 낙폭을 만회하면서 현재는 개당 1770달러로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된다.
가상화폐가 주류 시장으로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격 급등을 부추겼다. 비트코인 결제가 비교적 활발한 일본의 경우 지난달 합법적인 결제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 강화 방침을 밝혔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지 재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비트코인의 인기에 이와 비슷한 가상통화도 늘어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라이트코인에서 마이크더머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830개의 가상 통화가 존재한다. 이들의 총자산을 다 합치면 500억 달러가 넘는다.
그렇지만 이들의 계좌에서 현금이 이동한 경로가 없어서 추적할 단서도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공개 장부에 기록되지만 이용자 신분이 강력한 암호로 보호되기 때문에 누가 거래했는지는 찾아내기 어렵다. 이들이 자금을 인출하거나 무심코 이름이나 IP 주소를 남길 경우 추적할 기록이 남는다.
다만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비트코인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거래를 추적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의 비트코인 서비스 회사인 코인베이스의 경우 돈세탁이나 랜섬웨어 같은 범죄를 막기 위해 고객 거래를 모니터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자체에 문제를 삼기보다는 전반적인 사이버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