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기민지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장
2017-05-16 17:02
아주경제 전운 기자 = "국민 경제의 각 주체가 갖고 있는 위험을 인수하는 보험산업의 특성상, 기후변화는 1차적으로 보험산업의 위협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성장을 위한 경쟁력 확보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기민지 현대해상화재보험 교통기후환경연구소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방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태풍·집중호우·가뭄·폭설 등 기존과 다른 형태의 자연재해 발생과 생태환경 변화로 인한 질병유형의 변화는 보험산업의 새로운 위험요인이 된다는 의미다.
◆ 중장기적 연구 통해 기회요인 발굴
이를 위해 연구소는 금융업을 둘러싼 빅이슈인 핀테크 및 인구구조 변화에 관한 연구를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수행해오고 있으며, 빅데이터·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이 금융업에 미칠 영향에 관한 내용도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또 자율주행차·PM(Personal Mobility) 등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운송기구에 관한 연구도 선제적으로 수행하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특히 보험산업의 주요 영역에 대한 전문 연구뿐만 아니라 각 부문 간 융합 시너지 효과도 측정하고 있다.
실제로 기 소장은 의약품 복용이 자동차 운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위험성을 경고하는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또한 기후변화와 질병과의 상관관계 연구, 예방접종과 같은 개인별 의료 이용이 보험금 청구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이종 데이터 간 융합 연구를 진행해 고객에게 안전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 자동차 사고율 감소 위해 다각적 방안 마련돼야
기민지 소장은 자동차 사고율 감소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책적인 부분과 사회·문화적인 방안이 적절히 조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적인 부분은 국가 교통안전 기본계획의 중점추진 방향 전환이다. 과거 많은 교통사고 사망자 수로 인해 시행돼 오던 '사망자 수 감소' 위주의 교통안전 정책을 '사고 건 감소'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 건 감소 추진은 사망자 수 감소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사고율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문화적인 부분은 대중교통망 확대와 이용 활성화를 통해 자가용 이용률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것이다. 특히, 보행자 중심으로의 교통체계 재편과 효율보다 안전이 중심이 되는 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사회적 재원 투여다.
또 고령사회에 진입하는 국내 환경에 맞게 고령운전자, 고령보행자 등 고령자 안전에 대한 사회적 노력도 시급하다고 기 소장은 강조했다.
이외에도 불법 주정차로 인한 사고가 급증하기 때문에 관련 사고의 원인을 추적해 사후 법규위반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절차와 가중처벌을 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대책 마련이 절실
요즘처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달은 낮은 달에 비해 호흡기질환 진료로 인한 보험청구가 증가하고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쳐 호흡기질환 환자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증상도 악화시켜 진료 기간도 늘어나게 된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처럼 건강 취약계층은 더욱더 민감해 관련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때문에 기 소장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일차적으로는 오염원을 제거하거나 지속적 감소시키는 것이 기본이고, 이는 국가 간의 이해관계와 협력을 통한 단계적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며 "이로 인한 건강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그중 하나인 미세먼지 예보에 대한 관심과 개인 위생용구 착용 및 환기요령 등 적극적 대처행동요령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미세먼지의 개인노출 수준에 따른 건강 영향에 대한 과학적 분석도 지속적으로 진행, 미세먼지의 위해성에 대한 전 국민적인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재해보험 시장 성장 여력 충분
기민지 소장은 국내 재해보험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재해보험 시장은 최근까지 대기업 위주의 기업성 보험에 의해 성장해왔다. 향후 가계성 보험의 성장 여력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기 소장은 "일본, 미국 등 해외에서도 기업성 보험의 성장 이후 주택,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가계성 보험이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해 전체 재해보험 시장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머지않아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이 같은 시장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