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미 FBI 국장 '왜' 해임했나..배경 둘러싼 의혹들
2017-05-14 14:58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을 전격 해임한 이후 워싱턴 정가가 대혼란에 빠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을 해임한 배경을 두고 각종 의혹이 제기된다.
◆ 클린턴 재수사 안 해서 불만?
코미 국장의 해임과 관련해 백악관이 공식적으로 내놓은 첫 번째 이유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 능력 부족?
해임 배경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혼란은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국장의 해임 이유를 능력 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앤드류 맥카베 FBI 국장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는 11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코미 국장은 조직 안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며 반박했다.
◆ 러시아 스캔들 수사 개입?
민주당 측은 코미의 해임 소식이 나오자 가장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FBI의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코미 국장이 지난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과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유착설을 진두지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 복수의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코미 국장이 법무부에 러시아 수사력 보강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하면서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러시아 논란이 왜 수그러들지 않느냐며 불만을 가졌고 한 번은 러시아 조사와 관련한 뉴스를 보면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특히 코미 국장은 지난 3월 청문회에서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와의 유착설, 오바마 행정부의 트럼프 캠프 도청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증언했다. 오바마 도청 주장으로 러시아 의혹에 물타기를 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깐깐한 코미 국장에 의해 물거품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 충성맹세 거부 때문?
측근들의 충성심을 강조하는 트럼프가 충성 맹세를 거부한 코미에 불만을 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즈(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중요시하는 자질인 충성심을 코미 국장으로부터 확인받지 못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코미 국장 측 소식통들을 인용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저녁 식사가 끝나는 중 코미에게 거듭 충성맹세를 요구했으나 코미 국장은 끝내 거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측은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의 충성을 요구하는 제안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미 국장이 오히려 자신에게 국장직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미 측근들 사이에서는 이를 반박하는 주장이 계속 나온다. 12일 NBC 방송은 FBI 전직 관리의 말을 인용하여 “백악관이 코미 국장에 전화를 했고 코미는 원치 않았지만 대통령의 요구라 어쩔 수 없이 불려나갔다”고 전하면서 코미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일종의 정치적 거래를 원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부인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를 통해 “제임스 코미는 언론에 정보를 흘리기 시작하기 전에 우리의 대화 내용을 담은 '테이프'가 없기를 바라야 할 것”이라면서 코미 국장에게 불리한 녹취록을 가지고 있다는 협박성 글을 올렸다. 외신들은 실제 녹취록의 존재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맹세 보도에 격분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