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장관 '국민 아그레망' 자문단·통일부엔 '86그룹' 물망
2017-05-12 01:32
文 대통령, 차기 정부 조각 '박차'…외교·안보 분야 각별히 신경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내각 구성의 핵심인 국무총리 후보자로 이낙연 전남지사를 내정하면서 차기 정부 조각에도 속도가 붙었다.
특히 이 후보자가 이날 "첫 내각의 경우 제가 정식총리가 된 뒤에 제청해서는 내각 구성이 늦어질 우려가 있다"며 "제가 제청권을 모두 행사하길 기다리는 것은 무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하면서 사실상 새 정부가 이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 이전에 조각작업에 착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때문에 벌써 주요 부처 장관직에 누가 낙점을 받을지에 대한 하마평이 쏟아진다.
특히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불안한 안보관' 공세를 받은 바 있어 안보라인에 특히 신경을 쓸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비용 청구 발언으로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외교·안보 부처의 수장자리를 높고 갖가지 설이 나온다.
외교부 장관으로 가능성이 제기되는 인물로는 북핵 6자회담을 이끈 이수혁 전 주독일대사(외시 9기)와 문 대통령의 대선 당시 외교자문단 '국민아그레망'의 단장을 맡은 정의용 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외시 5기)와 간사를 맡은 조병제 전 말레이시아 대사(외시15기)가 거론된다. 또 이태식 전 주미대사(외시 7기)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하지만 조 전 대사를 제외하고 현 윤병세 외교부 장관(외시 10기)보다 기수가 높아 청와대에서 요직을 맡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 송영길 의원, 박선원 전 참여정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등도 거론된다.
문 당선자 외곽 지지그룹인 '더불어국방안보포럼'에 속한 이들도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통일부 장관으로는 의원 그룹 가운데 송영길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거론되며, 우상호 원내대표의 이름도 일각에서 나왔다. 우상호 의원은 19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으며, 남북관계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본부장의 경우 인천시장을 역임하면서 중국통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남북관계에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장관 후보군에 일찌감치 올랐다. 최종건 한반도안보신성장추진단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흥미로운 점은 통일부장관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이 모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이고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맡아 민주화운동을 이끈 이들로 민주당 내 '86그룹'으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송 본부장은 1984년, 우 원내대표는 1987년에 각각 연세대 총학생회장, 전대협 부의장을 맡았다.
국방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문민 임명'을 공약으로 밝힌 바 있지만, 현재 언급되는 이들은 모두 군 출신 인사들이다.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해 4성 장군 출신의 민주당 백군기 전 민주당 의원,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등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송 전 총장이 유력하게 꼽히는데, 송 전 총장은 해사 27기로 1999년 제1차 연평해전에서 제2 전투전 단장으로 참전해 충무무공훈장을 받았다.
황 전 총장은 해사 32기로 해군 작전사령관, 해군사관학교 교장 등을 역임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해군 지원을 피력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군복을 벗어야 했으며, 문재인 캠프에 뒤늦게 합류했다.
백 전 의원은 육사 29기로 육군 제31사단장, 특수전사령관, 제3야전군 사령관 등을 역임했지만, '육방부' 논란이 예상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훈 이화여대 교수, 김병기 의원 등이 청와대 안보라인에도 하마평이 오르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