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대] 성과연봉제·은산분리·ISA…문재인 정부, 달라지는 금융정책

2017-05-10 15:09

[사진=유대길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은행권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전 정권에서 '금융개혁'을 강조했다면, 이번 정권에서는 개혁보다는 서민금융 안정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금융정책에 대한 개편을 강조해왔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강력하게 추진됐던 금융정책이 무산, 혹은 크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것이 은산분리(산업 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 정책이다. 문 대통령은 인터넷 전문은행을 위한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비쳐왔다.

공약집을 보면 인터넷은행에 대해 "각 업권에서 현행법상 자격을 갖춘 후보가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쓰여 있다.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인허가 과정을 개정해 진입장벽은 낮추는 대신 현재의 은산분리 규제는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KT나 카카오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이 인터넷은행을 주도해야 한다며 인터넷은행에 한해 산업 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관련 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여기에 인터넷은행에 전 정부의 '창조금융'이라는 이름표도 붙어 있어 은산분리 완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국회에는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식을 최대 5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어 정책 제휴 등으로 통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과연봉제 도입 역시 추진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성과연봉제에 대해 "폐지 후 원점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금융노조들도 선거운동 기간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방침에 지지를 보냈다.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이 지나친 경쟁을 유도하고 실적압박으로 불완전판매를 야기할 수 있다며 반발해 왔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대대적으로 개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까다로운 가입조건으로 '만능통장' ISA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소득여부에 관계 없이 전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중산층과 서민들의 재산 증식을 돕겠다는 취지로 출시된 ISA에 대한 개선을 피력했다. ISA 가입대상 역시 소득여부에 관계없이 주부, 청년, 은퇴자를 포함한 전국민으로 확대하는 등 신형 ISA 도입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 교체로 그동안 추진해오던 금융정책 대부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며 "공약이 실천되기까지 여야 합의가 필수적인 것이 대부분이라 시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