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으로 진보결집, 보수는 洪·安 분산…세대 대결구도 뚜렷(종합)
2017-05-10 01:33
개표결과·방송3사 출구조사…마지막 여론조사보다 沈 떨어지고 文 소폭 상승
지난 대선 朴향했던 PK·TK '보수몰표' 완화…부산·울산은 文 우세
호남은 洪 한 자릿수 못 벗어나…20∼50대 文 압도, 60∼70대는 洪 압도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9일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는 진보 성향의 유권자층이 하나로 뭉쳤지만, 보수결집 정도는 다소 느슨한 경향을 보였다.
특히 지역 구도는 다소 완화했지만, 세대별 대결 양상은 뚜렷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10일 새벽 약 50%를 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문 당선인은 39.6%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26.2%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13.4%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1.3%로 3위를 기록했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6.5%,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5.8%의 지지도를 각각 보였다.
KBS·MBC·SBS 방송 3사가 전날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도 문 당선인 41.4%, 홍 후보 23.3%, 안 후보 21.8%, 유 후보 7.1%, 심 후보가 5.9%의 지지도를 각각 보여 실제 투표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는 선거 6일 전인 지난 2일까지 진행한 마지막 여론조사의 흐름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진보 결집현상이 포착된다.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는 약진하는 흐름 속에서 일부 조사에서는 두 자릿수 지지도까지 보였지만 정작 이날 문 당선인이 대선 승리를 확정 지은 순간까지 득표율은 5.8%에 그쳤다.
이는 심 후보 지지층 일부가 문 후보에게로 옮아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문 당선인은 마지막 각종 여론조사에서 38∼40.6%의 지지율 분포를 보였지만 50%의 개표율을 보인 시점에서는 39.6%를 보였고, 출구조사에서는 41,4%를 나타냈다.
개표 시간이 흐를수록 문 당선인의 득표율이 상승하는 흐름을 감안하면 최종 득표율은 출구조사 득표율에 근접해 마지막 여론조사를 상회한 결과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된다.
선거 막바지 홍 후보를 중심으로 한 보수결집 현상에 위기를 느낀 심 후보 지지자 일부가 비슷한 성향이자 1위 후보인 문 당선인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보수층 결집 정도는 생각보다 거세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60% 안팎의 몰표를 줬던 부산·울산·경남이 이번 대선에서는 문 후보에게 적지 않은 표를 던졌다.
개표가 진행 중인 이날 새벽 문 당선인은 부산에서 37.7%(출구조사 38.3%·이하 괄호안은 출구조사 득표율)의 지지도로 33.8%(31.8%)를 보인 홍 후보를 제쳤고, 울산에서도 36.2%(37.1%)를 기록해 30.3%(25.5%)의 홍 후보를 앞섰다.
경남에서는 홍 후보가 39.7%(39.1%)로 35.5%(34.9%)의 문 당선인을 앞섰지만 불과 4.2%포인트 차이로 접전을 보였다.
문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이 지역에서 30% 중후반대의 득표율을 기록해 이번 대선 출구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홍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기록한 득표율에 한참 못 미쳐 보수표 결집현상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PK 지표에서 보듯이 지역구도 대결은 다소 완화됐다.
홍 후보는 대구·경북(TK) 지역에서 각각 47.1%·52.9%(44.3%·51.6%)의 득표율을 보였고 이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80% 이상 표가 몰린 것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문 당선인뿐 아니라 안·유 후보에게로 표가 분산된 탓이다.
문 당선인은 지난 대선 대구·경북에서 10%대 후반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이번 대선에서도 20.9%·19.6%(21.4%·20%)를 각각 보여 별반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전통적인 보수지역으로 분류되는 충남·충북 출구조사에서도 문 당선인은 37.5%·37.0%(40.2%·38.9%)의 지지도를 보여 2위 후보를 8.1∼10.9%포인트 앞질렀다. 지난 대선에서 문 당선인은 이 지역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졌었다.
다만 호남은 여전히 보수 후보에게 거의 표를 주지 않았다.
광주·전남·전북 출구조사에서 문 당선인은 60%를 넘나드는 득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역시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안 후보의 득표까지 합하면 90%를 넘겨 보수 후보에게 간 표는 한 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대신 이번 대선은 세대별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출구조사를 보면 20∼50대까지는 문 당선인이 이겼고, 60∼70대는 홍 후보가 앞섰다. 특히 20대에서 문 당선인 47.6%·홍 후보 8.2%, 30대 문 당선인 56.9%·홍 후보 8.6%, 40대 문 당선인 52.4%·홍 후보 11.5%로 문 당선인이 홍 후보를 압도했다. 50대에서도 문 당선인은 36.9%를 보여 26.8%를 기록한 홍 후보를 10%포인트 넘게 앞섰다.
그러나 60대에서는 홍 후보 45.8%·문 당선인 24.5%, 70대 홍 후보 50.9%·문 당선인 22.3%로 홍 후보가 크게 이기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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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