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분석]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2017-05-10 00:00

제19대 대통령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선거상황실을 찾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양팔을 번쩍 들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불신과 반목의 시대가 지나갔다. 시민들은 새 대통령을 투표를 통해 선택했다. 그 선택에는 후회가 없을 것이다. 시민들의 선택은 시대정신(時代精神)이었다.

이번 대선은 역대 대선 가운데 TV 토론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고, SNS 소통 활성화가 면대면(面對面) 유세를 크게 줄였다. 대선이 ‘뉴미디어 선거’로 치러진 것은 우리 시대상의 반영이다.

새 대통령은 시대상을 반영한 선거 과정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해야 한다. 그 속에서 불신과 반목을 끝낼 해법(解法)을 찾아야 한다.

이번 대선의 의미는 시민의 힘으로 현직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치른 만큼 해방 이후 쌓였던 사회적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시대 소명의 완성이어야 한다.

본지의 외부 칼럼니스트들이 제안한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에는 이러한 시대의 소명이 담겨 있다. 송문희 더공감정치연구소장은 “적폐 청산과 통합은 서로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3면>

“진정한 개혁을 통한 국민통합이 새로운 시대정신이며, 이를 위해서는 협치의 국정운영이 필수적”이라고 송 소장은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대(大) 탕평책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계완 정치평론가 역시 이 부분에 주목해 “새 대통령은 국무총리 지명에서 첫 번째 국정운영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며 “협치의 실천을 위해 국회에 총리 추천권을 과감하게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평론가는 “내가 쓰기 좋은 총리가 아니라 상대가 추천하는 총리를 합의해서 앉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새 대통령의 공화주의적 국정운영 방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당과 국회에서 의원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숙의민주주의가 제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 교수는 특히 “그동안 당정관계와 대 국회관계에서 관행화된 일방적이고 제왕적인 국정운영과 절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수 시사문화평론가도 "당선이 되더라도 의회는 여당이 장악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배려와 상생의 하모니를 일구어내야 한다. 협치는 국민의 명령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평론가는 "내 방식만이 옳고 다른 방식은 제거시켜야 한다는 블랙리스트의 사고를 뿌리 뽑고, 어떤 의견도 내놓을 수 있는 용광로 같은 광장의 사고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도 외교도 함께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새 대통령은 새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잘못된 과거와의 절연이 필수적이다. 그 잘못된 과거에는 사람뿐 아니라 제도도 포함된다.

협치가 정치적 용어가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가장 우선적으로 협치를 이야기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새 대통령은 중국의 고사에 나오는 격양가(擊壤歌)를 시민들이 부르게 하는 정치를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새 대통령의 정치는 시민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이 중요하다. 그 소통은 나와 남을 가르는 것이 아닌 대통합 혹은 대화합의 방식이 되어야 한다.

새 대통령은 시민들과 소통하고 그 소통의 결과를 토대로 협치를 실천해야 한다. 그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과거와의 절연 혹은 적폐 청산에 나서야 한다.

이제는 시민들이 ‘이게 나라다’라는 자부심을 갖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새 대통령은 그 시대에 봉사하는 소임을 맡았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원식 부국장 겸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