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제약사, 1분기 실적 희비…유한양행, 굳건한 1위

2017-05-10 03:07
유한양행, 1분기 매출 3494억 달성
녹십자, 국내외 사업호조…2753억
종근당, 수익구조 개선 순익 2배 ↑
한미약품 등 신약개발로 매출부진

[자료=각 사 전자공시]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주요 제약사 간 희비가 엇갈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녹십자·종근당·한미약품·동아에스티 등 매출 상위권 제약사들이 최근 공개한 영업(잠정)실적 공시에서 유한양행이 다른 제약사와의 매출 격차를 벌리며 1위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올해 1분기 유한양행 매출액은 34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4% 증가했다. 한 분기 동안에 3500억원에 가까운 매출액을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만약 분기마다 매출액을 이 규모로만 유지한다고 가정하더라도 1년 매출액이 1조4000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1분기에 확인된 증가율까지 감안하면 지난해 매출액 1조3120억원에 이어 올해에는 1조5000억원을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올해 공동 판권을 확보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약 ‘젠보야’를 통한 수익확대도 매출에 긍정적 요소다. 매출액 호조로 1분기 영업이익도 277억원으로 50% 증가했다.

지난해 1조원대 매출액으로 2위 안착에 성공한 녹십자도 국내외 사업호조에 힘입어 1분기 매출액이 2753억원으로 12% 증가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하위 제약사와의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판매관리비를 줄이면서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증가추세를 보였다.

종근당은 1분기 매출액 성과에서 비교적 제자리를 지켰다. 2096억원으로 3.8% 성장에 그쳤다. 다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해 수익구조를 크게 개선시키는 데 성공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도 8% 성장한 1294억원 매출을 거두면서 지난해 호조를 이어갔다.

반면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한미약품과 동아에스티는 전략적 비용 투자에 따른 수익구조 악화 등으로 올해 1분기에도 비교적 부진한 매출 성적을 이어갔다.

한미약품은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2335억원, 246억4600만원으로 각각 8.9%, 39.85% 줄어들었다. 유한양행과의 매출액 차이가 지난해 1분기에는 20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명암이 엇갈리면서 1000억원 이상으로 커졌다.

다만 영업이익은 기술수출 계약금 유입 등으로 39.01% 증가한 313억원을 거둬 주요 제약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호조를 나타냈다.

동아에스티는 매출액이 1330억원으로 9.4%, 영업이익이 49억3700만원으로 57.9% 각각 감소해 1분기 실적 면에서는 가장 주춤했다.

그러나 이는 공동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등 신약개발 중심으로 사업전략이 변화된 영향이 크다. 동아에스티는 매출 부진에도 연구개발(R&D) 비용은 전년 대비 22.3%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