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잔인한 달...연이은 기념일에 대출 유혹 '솔솔'

2017-05-08 15:11

아주경제 임애신 기자 = #워킹맘 김미선씨(35)는 어버이날을 맞아 5월 황금연휴에 부모님을 모시고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성수기여서 평소보다 비용이 훨씬 비쌌다. 하지만 다음에 언제 또 징검다리 휴일이 올지 모르고, 조금이라도 부모님이 건강하실 때 함께 여행을 다녀오고 싶은 마음에 지금까지 만들지 않았던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했다.

5월 가정의 달은 챙겨야 할 기념일도 많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등이 줄줄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올해 징검다리 연휴로 인해 황금휴가까지 더해졌다.

당초 가정의 달은 평소 챙기지 못한 가족과 소중한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안부인사를 나누기 위해 정해졌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마음을 전하는 방식이 선물주기로 대표되면서 경제적인 부담이 커졌다.

실제 직장인 10명 중 7명은 5월 기념일에 압박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이유로 선물(50.7%)을 들었다. 
 

[사진= 아이클릭아트 제공]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조사에 따르면 5월 기념일 지출 예상액으로 평균 50만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어버이날 지출이 평균 23만4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 어린이 날(7만3000원), 스승의 날(4만1000원), 성년의 날(2만5000원) 순이다.
 
개포동에 사는 한모씨(38)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가 올라 올해부터 생활비가 더 빠듯해졌다"며 "그렇다고 기념일을 그냥 넘어가기엔 미안한 마음이 들어 아내와 상의 끝에 카드론을 이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실제 10명 중 2명은 부족한 자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고려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 절차가 간단한 신용카드 대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카드사 현금서비스(44.0%)와 카드론(23.2%), 지인(12.8%), 저축은행(제2금융권 대출)(5.6%)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가정의 달에도 빚을 내서 소비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은행권의 여신심사 강화로 인해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세가 누그러졌으나 5월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60조9000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7000억원 급증했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증가가 주 요인이다. 

기타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나머지 종류의 대출을 합한 것으로 마이너스 통장 대출과 신용대출 등이 대표적이다. 담보가 필요 없고 대출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해 생활비가 부족할 때 빌리는 경우가 많다. 

금감원 관계자는 "2분기는 통상 가정의 달과 여름휴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가계소비가 늘어나면서 대출 규모도 크다"며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이벤트가 많은 만큼 이 같은 요인이 대출증가로 이어지지 않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