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화려한 마크롱 승리 뒤 가시밭길 예상…통합·경제·테러 거대 과제 산적
2017-05-08 13:19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39살 역대 최연소로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의 승리는 전 세계를 안도케 했다. 브렉시트와 미국 대선 등 전 세계적으로 몰아친 포퓰리즘이 유럽 경제대국 중 하나인 프랑스까지는 무너뜨리지 못했다는 것이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의미라고 CNN 등 외신은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화려한 이력을 지닌 젊은 대통령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에도 많은 이들은 동의하고 있다. 프랑스의 지지부진한 경제로 소외계층의 분노는 높아져 있으며, 프랑스의 분열도 그 어느 시기보다 심하다. 마크롱 앞에 놓인 프랑스는 계속된 테러로 종교·사회 갈등까지 높아진 상태다.
◆ 마크롱 "5년 뒤에는 극단주의자에게 투표할 필요 없게 만들 것"
승리 확정 뒤 첫 연설에서 마크롱이 프랑스의 단결에 대해 말한 것은 현재 프랑스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 극우파인 국민전선의 후보 마린 르펜은 자신들의 예상치보다는 적은 표를 받았지만, 2002년 르펜의 아버지인 장마리 르펜이 얻었던 득표율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지지를 얻었다. 30%가 넘는 국민의 지지를 받는 극우의 영향력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극우세력의 성장 뒤에는 프랑스의 취약한 경제가 있다. 프랑스의 경제성장률은 1.1%에 불과하며, 실업률은 10%를 기록하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정권 역시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인기가 추락했다. 만약 마크롱의 집권 뒤에도 가시적인 회복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정치적 기반이 약한 마크롱 역시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외신들은 보고 있다.
이미 세계화와 유럽공동체에 대한 일부 대중들의 반감이 높은 상황에서 마크롱의 정책이 큰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단기간 경제분야에서 수치상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국내외 외신들은 지적하고 있다.
◆ 6월 총선에서 정치적 기반 확보 분수령··· 양당과의 연정 불가피 예상
마크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6월 총선이 될 것이다. 이 선거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 대선 당시 했던 공약들을 완전히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 등 외신은 전했다.
전통적으로 보면 대선에서 승리한 정당이 의회에서도 다수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과거와는 다소 다르다. 이전에는 모두 기존 정당인 공화당과 사회당에서 후보를 냈다면, 마크롱의 정당인 '앙 마르슈'는 역사가 1년 남짓하다.
마크롱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정은 염두에 두고 있지만,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한 바 있다. 6월 11, 18일에 치러지는 총선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 별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앙 마르슈가 과반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BBC 등 외신은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577명이 새롭게 선출된다. 때문에 289석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대선에서도 패배한 공화당, 국민전선 등이 총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아직 신생 정당인 앙 마르슈의 과반은 역부족일 수 있다는 것이다.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마크롱은 자신이 원하는 총리를 임명하지 못한 채 연정을 구성해야 하며, 국정 운영에서 영향력은 크게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총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마크롱표 정책에 제동이 걸릴 위험이 높다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