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으로 집에 가구배치 미리 해본다…'증강현실'과 쇼핑의 만남

2017-05-08 06:11

가구배치용 AR쇼룸·유아교육용 색칠북 등에 활용
마케팅에 활용해 고객 유도하는 사례도 갈수록 늘어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증강현실(AR)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에서 비롯된 AR 열풍이 쇼핑에 적용되면서 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유통업계는 고객 유치를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재미있고 편리한 AR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8일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달 자사의 온라인 쇼핑몰 '한샘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업계 최초로 AR 서비스를 적용했다.

침대, 소파, 책상 등 가구를 구매하기 전에 배치할 현실공간에 3D로 제작된 가구를 미리 들여놓아 볼 수 있다.

한샘 관계자는 "고객들이 가구가 집에 어울릴지 대략 살펴본 후 구매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는 반응을 보인다"며 "교환 및 환불해야 하는 경우가 적어져 업체와 고객이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하이마트도 지난달 모바일 앱으로 가전제품을 미리 배치하며 구매할 수 있는 '증강현실(AR) 쇼룸'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 에어컨, TV 등 6개 품목 50여개 모델에 적용했으며 매월 운영 모델을 50여 개씩 추가해 고객 선택 폭을 확대할 계획이다.

밀레, 엠리밋 등 스포츠브랜드를 선보이는 MEH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더릿지 354' 평창점에 AR, 사물인터넷(IoT) 등 IT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스토어를 올해 3월 선보였다.

고객들은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구현된 지도로 매장 내부와 주변 상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옷을 직접 착용하지 않아도 가상으로 입어본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옷을 입어본 고객은 '스마트 미러'를 통해 동영상으로 재생되는 '라이브 착용 샷'을 촬영해 다양한 각도에서의 옷 태를 확인할 수 있다.

발빠른 업체들은 AR 기술을 제품에 활용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한다.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은 AR 기술이 접목된 3∼7세 유아영어 프로그램 스마트랜드 시즌3를 올해 초 선보였다.

특히 AR 기술을 활용한 익스플로어 펀북은 많은 학부모와 아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익스플로어 펀북은 유아가 직접 색칠한 캐릭터 그림에 윤스패드의 앱을 실행해 갖다 대면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증강현실 색칠 북이다.

윤선생 관계자는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면서 영어 실력을 기를 수 있도록 최신 IT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랜드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점차 높여 가고 있다"며 "단순 흥미 유발을 넘어 학습으로 연계되는 증강현실 기능을 유아는 물론 부모들도 선호해 제품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AR기술을 마케팅에 적용해 고객들의 방문을 유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달초 매장에 숨은 동물 캐릭터를 잡으면 최대 50만 포인트까지 획득할 수 있도록 한 '미리줌 AR게임'을 전국 50개 지점에서 진행했다.

이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이랜드는 AR게임 참가자가 많은 편이 아니라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젊은 고객들로부터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AR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방안을 구상할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AR이 요즘 트렌드이기도 하고 모바일 게임과 접목하면 고객들이 좀 더 즐겁게 쇼핑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도입했다"며 "AR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면 이용자를 더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월드몰은 잠실 롯데월드타워 오픈을 기념해 증강현실(AR) 게임 '월드타워몰GO'를 8월 6일까지 100일간 선보인다.

각 브랜드 모델과 캐릭터 등을 획득하는 미션을 수행할 시 세계 일주 여행권에 자동 응모되는 방식의 게임이다.

롯데월드몰 관계자는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의 트렌드를 쇼핑공간에 접목하는 여러 시도를 통해 고객에게 이색체험을 제공하는 최첨단의 복합쇼핑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AR게임 '일렉트로맨 터치어택'을 선보였다.

자사 가전매장인 '일렉트로마트'와 연계한 게임으로, 유저 스스로 일렉트로마트 공식 캐릭터인 '일렉트로맨'이 돼 일렉트로마트에 있는 악당을 물리치고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이마트 측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일평균 300∼400명이 이 게임을 이용했다.

한샘 관계자는 "최근 유통가에는 AR과 같은 신기술로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선사하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며 "초기에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로 소비자의 흥미를 끌었다면 현재는 점차 소비 편의를 도모하는 고도화된 서비스로 발전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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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