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기술플랫폼 속도낸다...'콘텐츠' 강화 드라이브

2017-05-07 11:23

네이버가 네이버 웹툰&웹소설 CIC를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고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사진= 네이버]


아주경제 권지예 기자 = 올해 네이버랩스를 기술 연구·개발(R&D) 전담 조직으로 분사하며 기술 플랫폼을 실현해 오던 네이버가 이번에는 네이버 웹툰&웹소설 CIC(컴퍼니 인 컴퍼니)를 독립법인으로 설립,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본격 시동을 걸었다. 콘텐츠 강화에 드라이브를 건 네이버가 향후 웹툰·음악·영화·지도 등에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결합해 선보일 신개념 플랫폼에 관심이 집중된다.

7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 내 웹툰 사업부문인 웹툰&웹소설 CIC를 지난 1일자로 분사했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웹소설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고 글로벌에서 웹툰 플랫폼 사업을 넘어 영상, 게임, 공연 등 2차 저작물 투자는 물론 제작까지 사업을 확대한다.

네이버웹툰은 네이버 100% 자회사로, 대표는 김준구 네이버 웹툰&웹소설 CIC 대표가 맡는다. 별도의 내부 조정 없이 네이버에서 CIC 형태로 웹툰을 담당하던 인력이 우선 투입된 후 전문 인재를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분사로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 체계를 확립, 경영 효율성을 높인 네이버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콘텐츠 유통의 원활한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 네이버는 네이버웹툰 분사에 앞서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웹툰엔터테인먼트, 홍콩에 와통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중국에 브로콜리엔터테인먼트도 새로 설립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네이버는 웹툰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 확보에도 꾸준히 열을 올려왔다. 2006년 첫눈 인수를 시작으로 콘텐츠 관련 업체 라이브도어·고고록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지난해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5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펀드를 만들었고, 지난달엔 YG엔터테인먼트에 500억원, YG인베스트먼트 펀드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신규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문학, 예술, 뷰티 등 전문 분야의 1인 창작자를 육성해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다. 뷰티 콘텐츠의 '뷰스타', 예술 콘텐츠의 '그라폴리오' '뮤지션리그' 등의 플랫폼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러한 콘텐츠의 확장은 신기술과 결합해 네이버의 새로운 플랫폼 탄생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네이버랩스의 기술을 접목, 웹툰부터 음악, 영화, 맛집, 지도 등 방대한 콘텐츠 데이터를 붙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플랫폼이라는 첫번째 결과물을 공개한다. 오는 7월 카셰어링 플랫폼 그린카 차량에 네이버랩스 IVI가 적용될 방침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취임 전부터 '기술 플랫폼'으로 변화할 네이버를 강조하긴 했으나, 콘텐츠가 기반이 되는 만큼 네이버의 투자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대표는 "향후 5년간 기술·콘텐츠 부문에 5000억원 이상 투자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그동안 축적해온 빅데이터와 안정적인 기술인프라를 기반으로 기술플랫폼으로 차별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하지만 결국에는 콘텐츠 싸움이다. '기술'을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네이버도 콘텐츠가 기반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000억원이라고 밝힌 투자 금액 중에서 콘텐츠에 투자할 비중도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