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中 판매 4월도 ‘반토막’...소비자 신뢰 회복에 주력

2017-05-05 00:01
- 판매 목표 하향은 상반기 지나야 결정할 것

지난달 열린 '2017 상하이모터쇼'에서 장원신 베이징현대기차 총경리(좌측 세 번째), 양웅철 현대자동차 부회장(우측 네 번째), 정락 현대자동차 부사장(우측 세 번째) 신형 ix35 옆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 판매량이 두 달 연속 반토막이 났다. 지난 2002년 현지시장에 진출한 이후 15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현대·기아차 중국법인 관계자는 4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달 중국에서 현대차는 약 4만대, 기아차는 2만5000대가량을 판매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의 작년 4월 판매량이 총 14만6378대인 점을 감안하면 50% 이상 급감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52%로 큰폭으로 감소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의 중국사업을 총괄해 온 설영흥 고문은 지난달 기자와 만나 사드 여파로 '날벼락'을 맞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에서 판매목표(195만대)의 절반인 100만대 판매도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설 고문의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 외에 중국시장에 내놓을 마땅한 신차도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중국법인 관계자는 "지난달 대리점 방문 고객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신차를 내놓기보다는 딜러망 점검,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위에둥(한국명 아반떼) 전기차, 소형 전략 승용차, 준중형 SUV 'ix35'를 출시해 반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이달 소형 SUV 'K2 크로스'를 선보이고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금융지원 긴급 프로그램을 실시해 딜러들의 부실화를 방지하고 판매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그동안 중국에서 판매한 차량 460만대에 대해 순차적으로 A/S를 진행, 고객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가격경쟁력을 보유한 현지업체와 프리미엄급의 독일산 차 사이에 낀 어정쩡한 상태”라며 “올 하반기 현대차 중국 5공장이 완공되면 승용만 255만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되는데, 이대로 가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사회공헌 확대, 품질 제고 등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제고할 것”이라며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체질 개선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