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北 풍계리 핵실험장서 물빼기 작업, 배구 게임도"

2017-05-04 00:03

"핵실험 취소·임박·대기 '불분명'…기만·선전활동"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북한이 6차 핵실험 가능성이 고조된 지난달 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핵실험장 갱도에서 펌프로 물을 빼내는 작업을 계속하는 등 연관 활동을 계속한 것으로 관측됐다고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 연구소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3일(현지시간) 밝혔다.

38노스의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지난달 25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에서 물빼기 작업이 진행되는 등 핵실험 관련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쪽 갱도는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는 장소로 추정되는 곳이며, 물빼기 작업은 갱도 내 장비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또 일주일여 전인 지난달 19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갱도 주변에서 여러 대의 채굴용 수레가 포착됐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그러나 채굴 폐기물을 쌓아둔 더미에 새로운 물질이 추가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북쪽 갱도 근처에는 시설물을 가리려고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위장막도 그대로 설치돼 있으나 차량이나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핵실험 관련 건물 주변에서는 배구 경기 등 사람들의 활동이 활발한 모습이었다.

주(主) 지원본부 건물의 북쪽 운동장에서는 지난달 16일에 이어 또 노동자들이 배구 게임을 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남쪽 운동장에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방수포로 덮인 장비가 있었다.

또 핵실험장 남쪽 갱도 인근에 있는 지휘통제소와 경비병 막사 앞 운동장에서도 사람들이 모여 배구를 하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이런 활동이 핵실험을 취소한 건지, 아니면 임박했거나 대기 모드인 것을 나타내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핵실험 관련 시설 주변에 많은 사람이 흩어져 있는 모습은 이례적"이라며 "이는 북한의 기만과 선전활동으로 지난 19일 배구 게임 모습에 대한 세계 언론의 보도에 따른 결과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38노스는 북한의 태양절(4월 15일·김일성 생일)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풍계리 핵실험장이 '장전, 거총'(Primed and Ready)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태양절 당일 열병식과 미사일 발사 시도를 했으나 핵실험은 하지 않았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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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