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5인, 부처님오신날 맞아 '불심잡기' 경쟁
2017-05-03 13:40
文·洪·安·沈, 나란히 조계사 봉축 법요식에…劉는 대구 행사에 참석
아주경제 주진 기자 =5당 대선후보들은 3일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봉축 법요식에 나란히 참석하며 '불심(佛心)잡기' 경쟁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기호순) 등 대선주자 4명은 황금연휴의 한복판인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참석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대구 동화사를 찾았으며, 조계사에는 부인 오선혜씨가 대신 참석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민주당 추미애 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등도 자리를 함께하며 법요식을 기렸다.
먼저 조계사에 도착한 4당 후보들은 행사 시작 전 불교역사문화박물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 후보는 심 후보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지만, 안 후보와는 짧은 악수만 하며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법요식이 시작되자 문 후보와 홍 후보는 옆자리에 앉았고, 어깨를 맞대고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안 후보도 옆자리의 심 후보와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눴고,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유 후보의 부인 오선혜씨와 손을 맞잡으며 스킨십을 했다.
문 후보는 법요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법요식의) 주제가 '차별 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이라며 "그 마음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부처님오신날의 뜻은 더 이상 갈등하지 않고 분열하지 않고 화합하자는 정신 아니겠느냐"며 "그 뜻을 살려 남은 기간 열심히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 말씀드리고 제 진심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부대중을 골고루 보살피는 부처님의 은혜로 이 세상을 서민들이 행복한 나라로 만들어 보겠다"고 전했다.
유 후보는 “차별 없는 세상에서 모두가 주인공이고 우리 모두가 부처님”이라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생로병사 중생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는 것이 저희 정치하는 사람이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4당 후보들은 이날 행사에서 정치행위를 자제해 달라는 주최측 요청에 따라 별도의 인사말 등은 하지 않고 헌화만 한 뒤 자리를 벗어났다. 지난 3월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의 실종자 가족이라고 밝힌 한 여성이 "가족을 구해달라"며 울음을 터뜨렸고, 각 후보 경호원들이 이를 제지했다.
한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이날 봉축식에서 낭독된 메시지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은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모범이 된다"며 "우리는 지난 몇 달간 극심한 갈등 겪어왔다. 우리 모두 부처의 가르침대로 화해와 상생의 길을 가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