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TV토론] 복지·교육→사드·정권책임론·패권주의·단일화 등으로 이슈 넓히며 난타전

2017-05-02 22:34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후보들이 토론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원내 5당의 대선 후보들은 2일 마지막 TV토론에서 복지·교육 이슈를 시작으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국론분열, 4대강과 반값등록금 등의 정권 책임론, 계파 패권주의로 전선을 넓혀가며 난타전을 벌였다.

1부 주제인 복지·교육 분야에서 재원 방안 등을 놓고 정책적 차별화에 중점을 둔 5명의 대선 후보들은 2부 국민통합 주제로 전환하자, 보수 궤멸 논란과 바른정당 탈당 사태 등 정치 공방전으로 이슈를 옮겼다.

◆文·沈, 단설 유치원 고리로 安 포위

5명의 대선 후보들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3차 TV토론회 1부에서 정책적 차별화에 주력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생애맞춤형 기본소득보장제’와 ‘생애맞춤형 의료지원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부자한테는 자유, 서민에게는 기회 부여’,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4차 산업혁명과 학제개편 등 교육개혁’,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중부담 중복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청년사회상속제’ 등 노동국가를 역설했다.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는 안 후보의 단설 유치원 공약을 비롯해 반값등록금과 4대강 사업 등을 둘러싼 정권 책임론이 테이블에 올랐다.

문재인·심상정 후보는 안 후보의 단설 유치원 억제 공약을 거론하며 “공공보육 확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협공 작전을 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유치원 교육을 무상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문 후보는 “단설유치원을 억제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라며 “공약집에서는 빠졌다”고 2차 공격에 나섰다. 안 후보는 “오해다. 늘린다고 했다”고 잘라 말했다.

◆文 “沈, 연간 70조 불가능” vs 沈 “유럽, 1만 달러 시대 복지 만들어”

복지 재원도 뜨거운 감자였다. 문 후보는 심 후보를 향해 “연간 70조 원이나 증세해 늘릴 수 없다”고 공세를 취했다.

심 후보는 “다른 유럽 국가는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에 대학 무상교육과 여러 복지제도의 근간을 만들었다”며 “우리는 2만7000 달러인데 왜 안 되느냐”라고 꼬집었다.

홍 후보는 복지 재원 방안에 대해 “감세와 공공개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법인세 감면과 실효세(율) 증가는 상충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홍 후보의) 서민 대책 보니 담뱃세 내리고 유류세 내리는 거 말고 서민 위해 하겠다 하는 대표적 공약이 뭐냐”고 따져 물었다.

◆洪 “등록금 DJ·노무현이 올려놓고” vs 文 “반대하느냐”

대학 등록금 책임론도 불거졌다. 홍 후보는 “DJ·노무현 정권에서 대학 등록금이 113% 올랐다”며 “자기들이 올려놓고 다시 옛날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냐”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등록금 부담이 가중됐으니 이제 낮춰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가 거듭된 노무현 정부 책임론을 거론하자, 문 후보는 “반값등록금에 반대하느냐”라며 “(과거 얘기 말고) 다음 정부 운영을 얘기하자”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도 핫이슈였다. 문 후보는 “(영남권) 수질이 4대강 댐 때문에 악화됐다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그것은 잘한 것”이라며 “가뭄 비용도 1년 수십조다. 그것 모르느냐”고 반문했다. 심 후보는 “4대강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의 재앙”이라며 “바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홍 후보를 비판했다.

◆文, 국민통합 주제 때 사드로 역공

2부로 넘어가자 토론회의 열기는 한층 뜨거워졌다. 홍 후보는 ‘사회갈등 해소 방안’ 주제에서 문 후보를 향해 “대통령이 되면 보수를 불태우겠다고 했다. 그럼 나는 화형당하겠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횃불 발언을 이야기하느냐”라고 웃어넘겼다. 그러자 홍 후보는 “지난번에 말하지 않았느냐. 할 때마다 거짓말하면 어떡하느냐”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가 말하는 것마다 거짓이라는 게 언론 팩트 체크로 드러났다”고 응수했다.

이 과정에서 홍 후보는 친노(친노무현) 좌장인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을 ‘상왕’으로 지칭하며 “(문 후보의) 상왕이죠”라고 물었다. 문 후보는 “그런 말 마시라”며 사드 이슈로 주제를 이동했다.

문 후보는 ‘국민통합’ 주제에서 사드 이슈를 꺼내며 “(사드 배치) 비용에 대한 청구가 사전에 있었다”며 ‘국회 비준 동의’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홍 후보는 “그건 페이크뉴스(가짜뉴스)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홍준표 정권이 들어오면 칼빈슨호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무기에 대해서는 미군이 비용을 부담하게 돼 있다”라며 “한국 부담이 (사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사드 문제는 국론분열, 국민통합과 직결된 이슈”라며 “(문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사드 배치를 안 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심 후보는 “아무런 절차적 정당성도 없는 사드 배치는 대한민국 안보와 국민에게 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安 “패권주의 마지막 적폐” 공세에 文 “자격 없어”

2부 토론회 도중 지난 2015년 말 발생한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사태를 비롯해 바른정당의 집단 탈당 사태도 거론됐다.

안 후보가 문 후보를 겨냥, “계파 패권주의가 가장 마지막으로 남은 적폐”라고 공격하자, 문 후보는 “국민의당은 안 후보의 당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계파 패권주의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라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국민의당 합류를 거론하며 “계파 패권주의 때문에 나왔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문 후보는 “그렇게 당 쪼갠 분이 안 후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심상정 후보는 바른정당 탈당 사태와 관련, “보수가 개혁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야반도주한 격”이라고 ‘굳세어라 유승민’을 외쳤다. 이에 유 후보는 “개혁 보수의 길을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