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6호포 최형우 "엉겁결에 휘둘렀는데…홈런이네요"

2017-05-02 22:16

한현희 시속 146㎞ 직구 때려 홈런으로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지난해 KIA 타이거즈는 대한민국 최초의 돔 야구장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8번 싸워 1승 7패, 그나마 7연패 하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해 연패를 끊었다.

KIA는 2일 올해 첫 고척 스카이돔 경기에서 넥센에 9-3으로 대승했다. 넥센전 6연승이자 고척 스카이돔 2연승이다.

작년과 올해 KIA의 달라진 점이라면 4번 타자 최형우의 존재다. KBO리그 최초의 'FA 100억 시대'를 연 최형우는 '우산 효과'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형우는 지난해 고척 스카이돔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8경기에서 타율 0.400(30타수 12안타)에 홈런 4개 9타점을 쓸어 담았다.

뚜껑 덮인 야구장에서 더욱 힘을 내는 최형우의 능력은 유니폼을 갈아입어도 바뀌지 않았다.

허벅지가 좋지 않은 최형우는 이날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4사구 2개로 4번 출루해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4-1에서 5-1로 달아나는 4회초 솔로포는 경기 흐름을 결정한 한 방이었다.

1회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최형우는 4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넥센 선발 한현희의 시속 146㎞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을 훌쩍 넘겼다. 시즌 6호 홈런이다.

최형우는 노볼 2스트라이크에서 한현희가 한복판 직구로 정면 대결을 펼치자 기다렸다는 듯 힘차게 배트를 휘둘렀다.

하지만 경기 후 최형우의 이야기는 달랐다. 변화구를 예상하고 기다리다가 직구가 들어와 우연히 홈런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꾸 변화구에 속아 타이밍을 변화구에 맞췄다. 그런데 직구가 들어왔고, 엉겁결에 스윙했는데 홈런이 됐다"며 웃었다.

고척 스카이돔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간 것을 두고 "고척에 좋은 기억을 가진 덕분에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타석에 선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답한 최형우는 "요즘 배트가 밀리는 느낌인데 개선하려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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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