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TV토론] 安 '학제개편' 공약에 文 "현실적으로 검토해보라"

2017-05-02 21:09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마지막 TV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서울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내건 '학제개편' 공약이 2일 열린 대선 후보자 간 TV토론회에서 도마에 올랐다. 타 후보들은 안 후보의 '학제개편'안을 두고 부작용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마지막 대선후보자 TV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학제개편의 부작용이 너무 커서 전문가들은 최악의 공약이라고 평가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반대로 정말 좋은 공약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거꾸로 묻고 싶다, 이대로 가자는 것인가. 문 후보가 말한 고등학교 학점제는 예산이 얼마나 드는 지 아느냐"고 반문했다. 

문 후보는 "이미 서울, 경기, 세종시에서 시범운영을 하고 있고 교육부도 중장기 정책으로 발표한 바 있다"면서 "크게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이 같은 답변에 "(고등학교 학점제를) 전국으로 확대하면 10조원 정도 추정된다"면서 "농어촌에 있는 작은 학교들은 여력이 부족해서 오히려 학생들이 피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학제가 안 바뀐 상태에서 학점제를 도입하면 학생들이 신청하는 게 다 입시 위주로 가서 폐해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역공의 자세를 취했다.

문 후보는 "지금 실시하는 시범사업은 다들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학부모들도 만족한다"고 맞받아치며, "학교 단위로 (학점제를) 운영할 수도 있고 거점학교를 만들어서 통합교육을 할 수도 있다, 일반학교나 마이스터고교 간 공통수업도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 안 후보가 2012년 대선 당시 문 후보가 학제개편을 주장했던 사실을 언급하자, 문 후보는 "검토해보니 너무나 많은 예산이 소요돼 감당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안 후보도 현실적으로 검토해보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이번에 완전히 추계했다, 6~8조원이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했고, 문 후보는 "예산 말고도 수많은 부작용이 있다"고 즉시 반박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안 후보를 향해 "학제를 바꾼다고 경쟁이 저절로 완화되느냐"면서 "공약에 경쟁을 줄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 같은 지적에 "학제는 중요한 하나의 틀이고 내부 내용을 채우는 게 중요하다"면서 "소프트웨어 교육, 기업가정신 교육, 독서교육, 토론식 수업방식 등을 도입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심 후보는 "기본적으로 묻지마대학 때문에 그런 것(경쟁이 심한 것) 아닌가"라며 "대학 서열화를 과감하게 완화시키거나 폐기하는 것도 핵심인데 안 후보는 대학 서열화, 격차해소에 대해 언급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학제개편은 불필요한 논란, 과도한 사회적 비용만 남긴다"며 "경쟁 완화가 먼저 되어야 한다, 자칫 본질을 호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 후보는 "저와 생각이 같으시다, 그걸 이루기 위해 학제개편을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