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도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은 침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현지시간) 금융시장정보제공업체인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1월 1일부터 4월 28일까지 상장회사가 관련된 M&A는 전 세계에서 793건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991건)에 비해 20% 줄어든 것이면서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가 6.5% 상승하는 등 주식 시장이 호황인 것을 고려하면 M&A시장의 침체는 이상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체로 주식시장과 M&A 시장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올해 M&A 시장 침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먼저 기업의 매각 가격이 높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올해 매각된 기업은 평균적으로 세전영업이익의 12.8배에 팔렸다. 이는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작년의 경우 12.1배였다.

정치·경제적 불안 요소도 기업 인수를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행정부의 세제개혁 성사 여부와 무역정책 방향, 그리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영향 등은 기업 경영자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법률회사인 존스 데이(Jones Day)의 로버트 프로푸섹 M&A부문 대표는 "기업의 경영자들은 미국의 세제와 무역정책이 더 선명해지기를 기다린다"면서 "기다릴 수 있는 만큼 기다린 뒤에 베팅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미국의 정책은 인수하는 기업의 전망은 물론 인수 대상인 기업의 전망도 안갯속에 몰아넣었다. 미국의 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기업 인수에 나섰다가 경영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M&A 의사가 있는 기업들도 최고 우선순위에 있는 M&A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서치회사인 랜전버그앤코(Langenberg & Co.)의 브라이언 랜전버그 대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M&A는 연기되거나 없었던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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