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 환자, 비취업자 사망률이 취업자보다 50% 높아

2017-05-02 06:00

당뇨·뇌졸중 병력자보다 높은 수준…집중 관리 필요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똑같이 심부전증을 앓더라도 비취업자의 사망률이 취업자보다 50%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운영 과학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 등에 따르면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부속병원 라스무스 뢰르트 박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4월 29일∼5월 2일 열린 유럽심장학회 주최 연례 '심부전 콘퍼런스 2017'에서 발표했다.

뢰르트 박사팀은 덴마크에서 1997∼2012년 사이 심부전으로 첫 입원한 만 18∼60세 2만1천455명에 대해 사망률 등 각종 통계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1만1천180명(55%)은 첫 입원 당시 취업, 나머지는 비취업 상태였다.

평균 1천5일간의 추적조사 기간에 취업자는 16%, 비취업자는 31% 사망했다. 연령, 성, 교육수준, 다른 질병 보유 여부 등 사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조정한 뒤 평가한 결과 비취업자 사망률이 취업자보다 50% 높았다.

이런 사망률은 당뇨나 뇌졸중 병력 보유자보다도 훨씬 높은 것이다. 비취업자의 심부전으로 인한 재입원률은 취업자에 비해 12% 높았다.

뢰르트 박사는 "노동에서 배제되는 것이 우울증과 자살 등 정신건강 상의 문제와 관련 있음은 알려져 있고, 병을 알고 난 이후의 실직을 포함한 비취업 상태가 심부전 등 만성질환자의 건강과 사망에 영향을 준다는 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부터 비취업 심부전 환자의 신체 여건이 풀타임 근무를 하기에 부적합한 비율이 더 높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들의 건강과 사망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취업자보다 사망률이 50%나 높고 당뇨나 뇌졸중 병력자보다도 더 높은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라며 비취업은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포함해 삶의 모든 것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심부전 등 만성질환 예후 진단에 중요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을 대상으로 더 강력한 재활·운동·심리치료 및 취업 알선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건강 유지와 사망률 감소를 위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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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