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도 15일 판사회의…'사법행정권 남용' 후속 논의

2017-05-01 22:28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가 판사들의 학술활동을 방해하려 하는 등 권한을 남용했다는 진상조사 결과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법 판사들도 회의를 열기로 했다.

1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단독 판사회의 의장은 오는 15일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과 진상조사 결과에 대한 의견 표명, '전국법관 대표회의' 제안 등을 안건으로 단독 판사회의를 열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내 단독 판사(부장판사 제외)는 90여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단독 판사 회의 후 요구 사항 등을 정리해 법원 내부망에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5일 서울동부지법 단독 판사들도 회의를 열어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에 관여한 인사들의 책임 소재 규명 등을 촉구한 바 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까지 번진 이번 사태에 대한 양승태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를 촉구하고, 각급 법원 판사회의에서 대표를 선출해 구성하는 '전국 법관 대표회의'를 소집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법원 내 최대 학술단체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사법부에 비판적인 설문조사를 하고 학술행사를 열려 하자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가 일선 판사에게 행사 축소를 지시했다는 의혹으로 촉발됐다.

애초 부당지시를 한 것으로 지목됐던 임종헌 당시 행정처 차장은 직무배제 후 자진해서 사퇴했다.

그러나 이인복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는 임 전 차장이 아닌 학술단체 전 회장 이규진(55·사법연수원 18기)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일부 부당지시를 내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일각의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 전 상임위원이 연루된 이번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 양 대법원장은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회부해 비위 및 책임 소재 등과 관련해 다시 한 번 철저한 심의·검증과 의견 제시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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