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민심탐방] 부동층 표심 향방 주목...바닥민심도 양강구도 벗어나

2017-05-02 00:00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9일 앞둔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의 한 인쇄소에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인쇄된 대선 투표용지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이창환·장은영·김지윤·김위수 인턴기자=장미대선이 불과 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도권 지역의 표심을 직접 확인한 결과 1강 2중이라는 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세는 확고한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했던 표심들은 흔들리고 있었다.

◆ 20대 표심도 ‘대깨문’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만난 20대 유권자들은 대부분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보였으며, 젊은 여성들의 경우 신뢰도가 높았다.

20대 직장인 양모씨는 “후보들 중 나라 같은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문 후보밖에 없어 보인다”며 “오랜 시간 준비한 사람이라는 것 역시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20대 여성은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이 문재인), 우리 이니(문 후보를 부르는 애칭) 등의 신조어도 생긴 상황”이라며 문 후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임모씨(대학생)는 “정책적으로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가장 낫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어쨌든 당선 되는 것이 중요해 문 후보를 뽑을 생각”이라고 답했다.

용인시 명지대역에서 만난 직장인 강모씨(27)는 “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지난 대선 때부터 검증된 청렴함 때문이고 싫은 점은 어쩔 수 없는 북한 문제와 지난 대선 이후 안철수와의 결별”이라며 “그래도 지금으로서는 문재인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경기 북부지역의 민심은 달랐다. 의정부시 제일시장에서 만두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44)은 “아직 누구를 찍을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며 “문 후보가 지금 1등이긴 하지만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일시장 보안관 정모씨(73) 역시 “선거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무조건 배제하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1강 2중을 반영한 홍준표 후보의 약진

최근 대선 판도는 양강 구도에서 벗어나 1강 2중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히 2중을 형성하는 안철수-홍준표 후보의 2위 싸움이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확인해주는 유권자들의 답변도 많았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60대 김모씨는 “원래는 안 후보를 찍을 생각이었는데 토론회를 기점으로 한계가 들통 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용인시에 거주하는 강모씨(27)는 “박근혜 탄핵 당시 유일하게 발언을 하지 않은 사람이 안철수”라며 “보수 표를 얻으려는 게 얌체같아 보인다. 새 정치 새 정치 하는데 정작 같이 하는 사람들은 낡은 보수”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용인 중앙시장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홍준표는 당선 가능성이 없어 보여 안철수를 지지했는데, 최근 홍준표 인기가 살아나는 것을 보면서 다시 홍준표를 찍어야 할지 고민”이라고 속내를 비쳤다.

여전히 안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유권자도 만날 수 있었다. 일산에 사는 이모씨(대학생)는 “그래도 가장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안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원래 사업도 했고 고집 있는 사람이라 주위에 쉽게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 누가 대통령으로 뽑히든 통합과 소통이 중요

조기 대선에 따른 유권자들의 선택 폭이 좁아졌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새로운 대통령은 통합과 소통을 중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부천 원종사거리에서 만난 김모씨(58)는 “조그만 땅덩어리에서 보수와 진보 가르지 말고 하나로 뭉칠 수 있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천역에서 만난 한 시민은 “죽어가는 우리나라를 살려보자. 나는 봉사자다라는 생각을 가진 대통령을 원한다”고 말했다.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대학생 이모씨는 “당연한 걸 당연하게 하는 대통령을 기다린다”며 “(대통령이) 먼저 장관과 차관 등 고위공직자들과 소통하는 것부터 잘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현장에서 만난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시각은 각기 달랐지만, 높은 관심과 함께 새로운 대통령이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실하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