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다운' 들어간 브렉시트…6월에 협상 테이블 첫 대좌

2017-04-29 23:39

EU, 협상 가이드라인 확정 이어 내달 22일 협상 지침 마련
英 총선 후 6월 12일 첫 협상…올가을 미래관계 협상 시작
협상 데드라인 2018년 10·11월…英, 2019년 3월29일 탈퇴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지난달 29일 영국이 유럽연합(EU)에 탈퇴를 공식 통보함으로써 방아쇠가 당겨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본격적인 협상 국면으로 달음질치고 있다.

EU는 29일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브렉시트 협상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통보, 리스본 조약 50조가 발동된 지 한 달 만이다.

EU와 영국 간 본격적인 브렉시트 협상은 6월 12일께로 예상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에 브렉시트를 공식 통보 이후 조기 총선을 깜짝 제안해 오는 6월 8일 영국 총선이 갑작스럽게 예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기에 앞서 당분간 작전 짜기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EU·영, 본격 협상 앞두고 '작전타임' = 영국의 브렉시트 공식 통보로 지난달 29일부터 2년 시한의 브렉시트 카운트 다운은 시작됐다.

EU는 브뤼셀 정상회의에서 8페이지 분량의 협상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협상에 관한 권한을 미셸 바르니에 협상 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EU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는 이를 토대로 내달 3일 구체적으로 브렉시트 협상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권고안을 EU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EU 이사회에 제출하게 된다.

이어 EU 27개 회원국 대표들이 내달 22일 EU 집행위의 권고안을 토대로 만들어진 협상 지침을 승인하게 되면 협상 개시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게 된다. 협상 지침은 바르니에 협상 대표에게 협상에 대한 권한과 한계를 명시한 법적 텍스트이다. 이 시기에 영국도 본격 협상에 대비해 정부 내는 물론 협상대표팀 차원에서 협상 대책 마련에 부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U·영, 브렉시트 협상 첫 대좌 = 오는 6월 8일 영국의 총선이 끝나게 되면 6월 12일께 양측은 브렉시트 협상을 위해 처음으로 대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이 작년 6월 23일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약 1년 만에 협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현재 예상대로 영국의 보수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메이 총리는 더 많은 권한을 갖고 브렉시트 협상에 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U의 바르니에 협상대표와 영국의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은 첫 협상 테이블부터 기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첫 대좌에선 협상 내용에 들어가기보다는 앞으로 협상을 어떻게 진행할지, 어떤 언어로 협상을 진행할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영국의 EU 탈퇴조건에 대한 협상을 먼저 시작해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룰 경우 미래관계에 대해 협상하자는 입장이지만 영국은 탈퇴협상과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도 병행하자는 입장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또 영국은 영어로 협상을 진행하기를 원하는 반면에 EU의 바르니에 협상팀은 협상 실무준비를 주로 불어를 사용하며 해온 것으로 알려져 협상 언어 문제도 절충이 쉽지 않아 보인다.

EU의 구상대로 순차 협상이 이뤄질 경우 협상 초기에는 영국이 그동안 EU 회원국으로서 약속했던 재정기여 이행 문제, 이른바 '이혼합의금'을 비롯해 영국의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가 국경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된다.

이런 분야에서 진전이 있으면 올해 가을께 FTA나 안보문제 등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EU는 예상한다.

EU는 10월 19~20일 예정된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협상의 진전에 대해 평가하고 뒤이어 12월 14~15일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협상 2단계 진입을 선언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내년 10·11월 협상 데드라인 지킬 수 있을까 = EU의 바르니에 협상대표는 오는 2019년 3월까지 브렉시트 협상 합의안에 대해 27개 회원국과 유럽의회의 비준을 받기 위해선 내년 10월 또는 11월까지는 협상을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영국의 EU 탈퇴에 반대하는 스코틀랜드 지방정부는 영국의 EU 탈퇴협상이 뚜렷하게 윤곽을 드러내면 내년 가을이나 늦어도 2019년 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에 관한 국민투표를 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메이 총리는 스코틀랜드의 독립에 대해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브렉시트 협상이 원만하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영국은 오는 2019년 3월 29일이 되면 자동적으로 EU를 탈퇴하게 된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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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