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4년만에 美총기협회 참석…멕시코 장벽 건설 재확인
2017-04-29 05:10
현직 대통령으로는 1983년 레이건 이후 처음 참석…지지층 다독이기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지난 대선에서 자신을 공개 지지한 전미총기협회(NRA) 총회에 참석, 멕시코 국경 장벽을 반드시 건설할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미 최대 로비단체인 NRA 총회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정부가 최근 의회에 제출한 2016 회계연도 임시 예산안에 장벽 건설 예산을 반영하지 않아 지지층의 비판이 고조된 것을 다독이기 위한 차원이다.
그는 이날 조지아 주(州) 애틀랜타에서 열린 NRA 총회에서 "멕시코 국경을 통해 몰래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가 많든 적든 간에 장벽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장벽은 인신매매를 근절하고 마약 유입을 차단하며 잘못된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내 불법체류자 체포 및 추방,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의 조치로 국경 단속을 한층 강화했다.
그는 "내가 당선된 후 멕시코 불법 이민자가 73%나 줄었다"며 "반대파들은 이제 이 사실을 갖고서 또다시 장벽 건설 반대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 주에 멕시코 장벽 건설 행정명령을 발동했으나, 현재 미 의회가 심의 중인 예산안에 건설 비용을 편성하지 않았다.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일부 의원이 여전히 반대하는 탓에 자칫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가 가동 중단되는 '셧다운'에 직면할 수 있어서였다.
그러나 공약 후퇴 가능성에 트럼프 지지층의 불만을 고조됐다.
NRA는 지난 대선에서 총기소유 옹호론자인 트럼프 후보를 공개로 지지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자격으로 지난해 켄터키 주 루이빌에서 열린 연례총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장벽 건설 비용을 멕시코에 부담시킨다는 방침이나, 멕시코 측의 반대로 여의치 않은 만큼 우선 미 연방재정을 투입해 4년 임기 내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2017회계연도 예산안에 처음으로 관련 예산이 반영될 예정이다.
장벽 건설 예산은 200억 달러(약 22조8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미 전문가들은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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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