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업도 성공할 수 있다"

2017-05-01 18:00

조재현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4차 산업혁명과 이에 따른 금융업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우리은행은 늘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하고 있다.

지난 2015년 5월 국내 최초 모바일전문은행인 '위비뱅크'와 지난해 금융권 최초 모바일메신저인 '위비톡'을 출시했다. 멤버십 통합관리 플랫폼인 '위비멤버스', 오픈마켓 쇼핑몰 '위비마켓'도 잇따라 선보이며 국내 은행 중 가장 먼저 위비플랫폼을 구축했다.

지난달에는 금융권 최초로 음성과 텍스트 입력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음성인식 AI뱅킹 '소리(SORi)'를 출시했다. 위비톡에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10개 국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해주는 서비스를 탑재하는 등 급변하는 스마트금융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물은 '성공하려면 항상 남보다 한 발 빨라야 한다'는 이광구 은행장의 '영선반보(領先半步)' 전략과 당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재현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은 "2014년 이광구 은행장이 취임과 동시에 시중은행에서는 처음으로 핀테크사업부를 만들었다"며 "새로운 스타트업 기업이나 모바일 기술 갖고 있는 핀테크업체와 협업해 사업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 마그네틱 보안전송) 방식을 적용해 핀테크의 신개념을 쓴 삼성페이 역시 국내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이라며 "당시 이 행장이 신종균 삼성전자 대표를 직접 만나 해당 기능을 넣어달라고 먼저 제안할 정도로 스마트금융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노력은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1년 이후 6년 만에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1분기에만 63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310% 증가한 수치일 뿐 아니라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조 부행장은 앞으로 우리은행의 5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위비플랫폼을 통한 네트워크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가입자 수 330만여명에 달하는 위비플랫폼 고객을 앞으로도 꾸준히 늘려 상호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새로운 마케팅 기회를 찾겠다는 각오다.

지난 1월 국내 최초 기업메신저 서비스 '위비꿀파트너'를 출시한 것이 첫 단계다. 위비꿀파트너는 기업 또는 단체가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을 활용해 직원에게 공지사항 등을 발송하거나 '친구 맺기'를 한 고객에게 마케팅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기존 문자메시지(SMS, LMS)가 건당 9~20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약 25억원의 문자발송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조 부행장은 "위비플랫폼을 당장의 이윤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기보다 고객의 네트워크 창구로 만들어 고객 접촉 채널로 만들 것"이라며 "플랫폼 안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금융업도 데이터를 활용한 성공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