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금리 동결… 드라기 "경제 하방위험 줄었지만 여전"(종합2보)
2017-04-27 22:39
"월 600억 유로 자산매입 연말까지, 필요하면 조정" 재확인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줄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유로존 밖) 세계적 요인 때문에 여전하다"라고 덧붙였다.
드라기 총재는 27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ECB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나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지표들이 유로존의 경제회복세가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 지금과 같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앞으로 ECB의 목표인 2%에 육박하는 물가상승률을 달성하려면 유로존은 여전히 많은 양적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발언은 금리 인상이나 양적완화의 축소 같은 통화 억제정책으로의 선회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는 시장에 대해 그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드라기 총재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가 이번 결정에 미친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선거 결과에 기초해서 통화정책을 정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출구전략을 논의했느냐 하는 물음에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부인한 뒤 유로존의 성장이 개선되고 있고 회복세가 폭넓고도 견고하다고 진단함으로써 다시 한 번 치우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통화팽창 정책이 불평등을 가져온 것 아니냐는 논란에는 유로존 실업률이 역대 최저라는 사실을 거론하며 고용 증대만큼 평등 증진에 기여하는 조처는 없다고 지적했다.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고 나서 드는 생각 한 가지는 "보호무역주의 위험이 감소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제로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현행 -0.40%와 0.25%로 묶기로 했다.
ECB의 이들 정책금리 동결은 전문가들이 앞서 예측한 대로다.
ECB는 또한, 작년 12월 회의 때 애초 올해 3월까지였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올해 말까지로 9개월 늘리되 원래 800억 유로 하던 월간 자산매입 규모를 이번 달부터 600억 유로로 줄인다고 발표한 내용을 재확인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ECB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월간 600억 유로 규모의 자산매입을 지속하고,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연말 이후로 기간을 늘리거나 기간 연장과 관계없이 양적완화의 규모를 조정할 수도 있다.
시장에선 작년 이 발표가 나왔을 때 ECB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으나 드라기 총재는 그런 시각을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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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