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 암치료, 3년 내 실현된다…"치료 효과 탁월"
2017-04-26 23:28
연세의료원, 1천500억원 투자해 2020년까지 도입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높은 가격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10기밖에 운영되지 않는 중입자 가속기가 국내 의료기관에 처음 도입될 예정이다.
중입자 가속기는 탄소 이온을 거대한 입자 가속기에 주입해 암 세포를 빛의 속도로 정밀 조준 타격함으로써 사멸시키는 최첨단 암 치료 장비이다.
연세의료원은 일본 업체 히타치의 중입자 가속기를 2020년 말까지 도입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그동안 연세의료원은 중입자 가속기 도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히타치 측과 꾸준히 협의를 이어왔다. 지난 3월 말에는 일본 입자선 암 클리닉센터와 지바 현에 있는 중입자 가속기 치료센터를 일부 위원들이 방문해 중입자 가속기 운영 현황을 분석하기도 했다.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중입자 가속기는 일본 5기·독일 2기·이탈리아 1기·오스트리아 1기·중국 1기 등 현재 세계적으로 10기가 운영되고 있다.
이 장비는 암세포를 제거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지만, 워낙 고가여서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실제로 연세의료원은 장비 구매 비용 1천억원, 관련 시설물 구축 비용 500억원 등 총 1천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연세의료원은 중입자 가속기를 폐암·간암·췌장암과 같은 5년 생존율이 30% 불과한 암 치료에 이용하고, 재발성 직장암·골 육종 등 난치성 암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중입자 가속기는 암이 발생한 부위에 정밀한 방사선 조사가 가능하므로 항암 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크게 낮출 수 있어 '꿈의 치료기'라고 불리고 있다"며 "평균 치료 시간은 약 30분으로 기존 방사선 치료와 비교하면 치료 기간 역시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로 중입자 가속기를 이용하면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의 경우 3주 이내 치료를 마칠 수 있다.
특히 그동안 독일, 일본 등으로 중입자 가속기 치료를 받기 위해 원정 치료를 떠나는 환자들의 비용 부담도 경감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에이전시를 통해 독일에서 중입자 가속기 치료를 받으면 1억원, 일본의 경우 8천만원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중입자 가속기 도입이 완료되면 굳이 외국에 가지 않아도 국내에서 약 4천만원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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