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남은 '격랑의 4월'…한반도 '파국 위기' 넘기나

2017-04-26 05:00

26일 美행정부 대북정책 브리핑·28일 유엔안보리 북핵회의 고비
"4월 위기설 지나가" vs "마지막 날까지 긴장해야"…관측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이 창군절(4월 25일)에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고강도 전략 도발을 자제하면서 '4월 위기설'도 한풀 기세가 꺾이는 분위기다.

북한이 앞으로 4월 마지막 날까지 남은 닷새 동안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지 않으면 "주요 기념일이 밀집된 4월에 북한이 특대형 도발에 나설 것"이라던 예상은 빗나가게 된다.

북한의 4월 기념일 중 가장 중요한 날은 김일성 주석의 105주년 생일(4월 15일)과 창군 85주년 기념일이었다.

특히 올해는 북한이 중시하는 이른바 '꺾어지는 해'(매 5주년과 10주년)여서 북한의 4월 기념일에 더욱 눈길이 쏠렸다.

4월로 접어들자 주요 기념일에 즈음해 핵실험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던 북한의 과거 행태로 미뤄 김일성 생일이나 창군절에 맞춰 대형 도발을 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북한은 김일성 생일 당일인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하며 도발 대신 무력시위를 선택했고, 다른 기념행사들도 축제 분위기로 치렀다.

김일성 생일에 도발이 없었으므로 북한이 창군절을 맞아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나설 것이라던 예측이 나왔지만, 이 또한 빗나갔다.

북한군은 창군절 당일인 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장사정포 등 화포 300∼400문을 투입해 대규모 화력훈련을 진행했다.

이는 애초 예상된 6차 핵실험이나 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와 비교하면 미국과 중국이 정한 '레드라인'을 넘지 않은 저강도 도발로 평가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6일 "북한이 김일성 생일과 창군절이라는 분수령을 넘은 만큼 '4월 위기설'은 지나갔다고 본다"며 "5월에는 한국 대선이 있고 북한에는 특별한 기념일도 없어서 당분간 미국과 중국의 추이를 관망하면서 대형 도발을 자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4월의 마지막 날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25일 미국의 핵잠수함 미시간호(SSGN 727)가 부산항에 입항했고, 이르면 26일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CVN 70)호가 한반도 해역에 진입하는 만큼 북한이 이에 반발해 군사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쏟아내는 강경한 대북 메시지에 자극을 받은 김정은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전격적으로 지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26일(현지시간)에는 미국 행정부가 상원의원들을 상대로 비공개 브리핑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대북 정책을 설명할 예정이다.

브리핑에서는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을 처벌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삼자 제재)과 관련한 내용을 공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주재로 28일(현지시간) 열리는 유엔 안보리의 장관급 북핵 회의에서도 고강도 대북 압박 논의가 다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북한을 자극할만한 미국 주도의 대북 압박 논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언제든지 군사적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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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