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일본과 비교되는 정부의 철강 산업 대책
2017-04-25 16:05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산업의 쌀'인 철강이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설익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철강 빅3인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지난달 말 견조한 2016년 실적을 발표했다. 1위인 포스코는 영업이익이 2조6353억원으로 4000억원 가까이 급증했다.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세계 각국의 수입규제와 수요 둔화, 과잉 공급으로 업황 자체에 대한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비켜난 것이다.
우리보다 철강 산업을 빨리 시작한 선진국 일본에서는 최대 철강사인 신일철주금(전 신일본제철)이 되살아났다. 세계 2위에 달했던 조강 능력이 2010년 포스코에 밀리며 6위까지 추락했지만, 최근 원상복귀했다.
아베 신조 정권이 '산업경쟁력강화법'을 통한 세제 및 금융 혜택 등 지원에 나섰고, 특히 공적개발원조(ODA)를 적극 활용한 결과다.
ODA는 받은 자금을 철강 구매에 쓰도록 사전 규정해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고, 지원국과의 유대 강화에 따른 향후 수출 증가 기대감을 키운다. 2014년 기준 일본은 157억 달러(세계 4위)에 이르는 원조를 단행했다.
이에 비해 우리 정부는 '나몰라라'다. 철강산업과 관련해 ODA를 활용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
또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우에는 국회가 철강업계의 현안 청취 및 대안 마련을 위해 발족한 국회철강포럼에 산하 기관인 R&D 전략사업단의 MD(민간인)를 전문위원으로 내세웠다.
정부가 철강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한지 짐작이 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통상 문제를 이유로 중국 등 시장이 큰 국가에 대해서는 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며 "최근과 같이 세계 각국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율을 높이고 있지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정부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해득실에 따라 행동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철강업계만 유독 혹독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은 아닌 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한 번 무너진 산업을 되살리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