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1분기 영업익 9.7%↓…中 사드보복 직격탄

2017-04-25 00:00
총 3785억원 그쳐
이니스프리·에뛰드 두자릿수 급감
유커 감소 여파 면세점 실적 부진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국내 1위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경제보복에 직격탄을 맞았다. 사드보복이 본격화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9% 이상 쪼그라들었다. 특히 중국인 선호도가 높은 이니스프리·에뛰드는 두자릿수대 감소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24일 발표한 실적 공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매출은 1조855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9.7% 줄어든 3785억원에 그쳤다.

이는 면세점 등 국내사업이 부진한 데 따른 결과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매출은 6% 성장한 1조569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6% 감소한 3168억원에 머물렀다. 특히 국내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2340억원)이 13%나 떨어졌다. 다만 매출은 1조1044억원으로 2% 신장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90606a@]


해외 사업은 이 회사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인 설화수·라네즈·마몽드·이니스프리·에뛰드의 아시아 시장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1분기 해외 매출은 17% 늘어난 4770억원, 영업이익은 11% 증가한 8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아시아 사업 매출은 19% 성장한 4488억원을 달성했다. 유럽 사업은 주요 제품의 수출 증가로 7% 신장했다. 반면 북미 매출은 고객 다변화를 위한 투자 확대에 따라 16% 줄어들었다. 

중국인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이니스프리도 경제보복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이니스프리의 1분기 매출(1984억원) 6%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1% 감소한 463억원에 그쳤다.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비롯한 해외 관광객 감소로 면세점 매출이 부진했던 탓이다.

메이크업 브랜드 에뛰드도 마찬가지다. 면세점 매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영업이익(88억원)이 29%나 쪼그라들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같은 813억원을 유지했다.

그룹 관계자는 "장기화되고 있는 국내 경기 침체와 3월 이후 해외 관광객 감소로 매출 성장률이 둔화되고, 영업이익이 역신장했다"며 "유통망 정비를 위한 투자 확대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