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특집] 새로운 도전의 땅: 콩고민주공화국

2017-04-25 04:00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아프리카의 심장, 콩고민주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Congo)은 ‘아프리카의 심장’으로 통한다. 지리적 위치와 풍부한 지하자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아프리카 대륙의 중앙에 위치하며 콩고공화국(Republic of Congo),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남수단, 우간다, 르완다, 부룬디, 탄자니아, 잠비아, 앙골라 등 9개 국가와 접해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금, 다이아몬드, 콜탄, 구리, 우라늄 등을 비롯해서 세계 1위의 코발트, 탄탈륨, 셀레늄, 니오븀 등 약 50가지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자랑한다. 인구는 7700만명에 이르고 200여개의 종족이 있다. 가톨릭과 기독교가 90%를 차지하며 불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사진=김효곤 기자 hyogoncap@]


중부 아프리카 대부분을 지배했던 콩고 왕국은 콩고민주공화국, 앙골라, 카빈다, 콩고를 포함한 큰 왕정 국가였으며 15세기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다. 콩고민주공화국은 1884년 베를린 회의에서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의 지배를 인정받아 벨기에 국왕의 개인 식민지가 되었다. 이후 벨기에콩고로 불리다가 1960년에 독립한 뒤 자이르공화국, 1972년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여러 차례 국명을 변경했다. 독립 이후에는 모부토가 32년간 집권하면서 내전을 겪었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는 자원을 쟁탈하기 위해 부족 간 극심한 내전이 발생해 약 400만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자원개발에서 얻어진 수입은 정권 유지에 이용되어 국가발전은 뒷전으로 밀리고 국민의 삶은 피폐해지는 ‘자원의 저주’에 시달렸다. 2001년 이후에는 카빌라 대통령이 장기 집권을 하고 있다.

국토 면적은 아프리카에서 알제리에 이어 두 번째로 넓은 234만㎢에 달해 서유럽 전체 면적과 비슷하다. 세계에서 아마존에 이어 두 번째로 넓은 열대우림을 가지고 있다. 탕가니카 호수는 아프리카 최대의 호수로 벨기에 총 면적과 맞먹는다. 콩고강은 그 길이가 4370㎞에 달해 아프리카 대륙에서 나일강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콩고강의 깊이는 최대 220m에 이르고 유속이 빠르며 유량은 양쯔강의 두 배에 달한다. 콩고강의 수력발전 잠재력은 4만2000~4만4000MW로 중국 싼샤(三峽)댐의 1만8000MW에 비해 2.4배나 높다. 아프리카 전체 수력발전 잠재력의 50%로 추정된다.

◆주요국들의 콩고 개발 투자 노력
콩고에서 계속되는 정치적 불안정과 인종 간의 갈등은 외국인 직접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이었다. 독립 이후 1970년대 미국 및 네덜란드 기업들이 석유를 비롯한 자원개발 사업에 참여했으나 1980년대 들어 대부분 철수하였다. 2000년대에 이르러서야 국내 정치가 차츰 안정화되면서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투자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2008년 이후 광산 개발 및 인프라 건설에 투자한 돈은 60억 달러에 이른다. 매년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액은 60억~90억 달러 정도다.

콩고는 2011년 이후 연평균 6~9%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4년 경제 성장률은 9.2%에 달했다. 2013년 국가 개혁정책을 발표한 뒤 외국인 직접투자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인프라, 농업, 전력 분야의 투자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으로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고,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자 시장도 확대 추세다. 다만 여전히 제조업은 빈약하여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농산물 가공업 단지를 조성하였으며, 제조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정부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재산권 보장, 정부 개입 최소화, 시장 개방 등을 포함한 광업법을 제정했다.

광업은 콩고 경제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5년 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총생산의 45%, 수출의 98%에 달한다. 광업 종사자는 직접 고용인원이 약 20만명에 이르고 소규모 영세 채광 종사자까지 포함하면 50만명에서 최대 200만명으로 추정된다. 구리는 전체 수출 57억 달러 중 거의 절반인 27억 달러를 차지했다.

◆한국 기업들의 진출 기회가 늘고 있다
2010년 이후 여러 원조 국가들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정치적인 불안정과 인종 간의 갈등을 이유로 원조를 축소하는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한국의 콩고민주공화국에 대한 원조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한국의 원조 금액은 2014년 1150만 달러까지 확대됐다가 2015년에서 970만 달러로 소폭 줄었지만 원조 규모는 여전히 큰 편이다. 대표적인 문화원조 사업인 2000만 달러 규모의 국립박물관 건립 프로젝트는 2018년 완공 예정이다. 또 다른 사업은 한국기업 컨소시엄으로 추진하는 민·관협력(PPP) 사업인데, 구리 매장량이 풍부한 동부 카탕가 지역을 중심으로 자원개발과 인프라 건설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전체 사업규모는 약 18억 달러에 이르며 정수장 건설, 상하수도 건설, 소수력 댐 건설 등이 포함된다.

콩고민주공화국은 1인당 국민소득 784달러로 구매력이 약하다. 그러나 경제 성장에 힘입어 소득이 늘면서 점진적으로 소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활발한 3개의 경제통합기구인 동남부아프리카경제통합기구(COMESA), 동아프리카경제공동체(CEEAC) 및 남부아프리카경제통합기구 (SADC)에 참여하고 있어 아프리카 대륙의 절반인 인구 5억 시장에 포함된다. 이러한 거대 시장은 빈약한 현지 제조업을 메울 한국 제조업체들의 진출이 타당함을 보여준다. 

콩고민주공화국 정부는 한국의 개발 경험을 전수받기 위해 한국개발경험공유사업(KSP)을 비롯해 여러 정책과 개발 계획에 대한 연구를 실시한 바 있다. 한국의 농산물 가공업, 제조업, ICT 등 산업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도 제시하였다. 콩고는 약 8000만ha의 경작 면적을 보유하며 농산물 생산 및 가공 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한국 기업이 이러한 산업단지를 선점할 필요성이 있다. 섬유 산업의 경우 자국 기업의 공급 비중은 20%에 그치며 나머지 80%는 수입에 의존한다.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한국 섬유기업들이 진출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콩고민주공화국 정부로부터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를 부여받아 산업 단지에서 내수시장 및 인근 국가의 소비재를 공급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산업화에 한국 기업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진상 교수 프로필>
△현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기술경영학과 교수(국제지속발전연구원 원장)
△현 한국 아프리카학회 회장

<주요경력>
△전 덕성여자대학교 특임교수(국제개발협력센터장 및 Director of Duksung-UN Women World Congress)
△전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국제개발협력, 경제개발 및 성장과 글로벌화, 아프리카 경제개발 등)
△전 국무총리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평가관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