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특집] 새로운 도전의 땅: 탄자니아

2017-04-04 04:00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탄자니아는 19세기 말부터 독일의 식민지 통치를 받다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 1961년 독립한 뒤 1964년에 잔지바르를 흡수하면서 탄자니아연합공화국(United Republic of Tanzania)으로 국호를 정했다. 탄자니아는 129개 종족이 있으며 종교도 기독교, 이슬람, 토속 종교 등 다양하지만 주변국가와 비교하면 인종이나 종교로 인한 갈등이 없는 편이다. 이는 독립 이후 탄자니아 정부가 국민들로 하여금 출신지역에 상관없이 거주하도록 독려하는 등 국내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있어서 가능했다.

탄자니아는 지하자원이 풍부하며, 강우량이 많아 농업 부문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국가다. 케냐, 우간다, 르완다, 부룬디, 콩고민주공화국, 잠비아, 말라위 및 모잠비크 등 8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다른 한쪽으로 인도양을 접하고 있어 내륙 국가들의 물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 지리적 조건도 갖추고 있다.

섬으로 이루어진 잔지바르는 전체 면적이 제주도보다 1.3배 넓다. 별도의 자치 정부를 가지고 있어 비자를 받아야 입국이 가능하다. 잔지바르는 16세기 초부터 300여년간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다가 1860년 초반 오만의 식민지가 되었다. 아랍상인들의 왕래가 수백년간 이어지면서 향료의 중계 무역 중심지로 잘 발달해 있다.

탄자니아는 아프리카에서 세네갈과 더불어 독립 이후 쿠데타를 경험하지 않은 2개국 중 하나다. 한 정당이 장기 집권을 하고 있으며, 한때는 사회주의 체제로 운영되었으나 시장경제 개발체제로 돌아선 지 오래다. 경제 구조는 1차 산업이 주를 이룬다. 금, 다이아몬드, 니켈, 천연가스 등의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농토가 넓어 여타 동북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교하면 식량 문제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강수량이 많아 가뭄 문제도 크지 않다. 수산 자원이 풍부하여 생산량이 전 세계 10위에 이르며 빅토리아 호수, 탕가니카, 냐사 호수 등의 민물고기 어획량도 연간 40만톤에 달한다.

탄자니아의 수도는 오랜 정치 및 경제 중심지였던 항구도시 다레살람이었으나 1973년 다레살람에서 440km 떨어진 내륙도시 도도마로의 수도 이전 계획이 발표됐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다레살람이 식민지 시대에 수도이므로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고자 하는 것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수도가 모든 국민이 공평하게 왕래할 수 있는 국가의 중앙 위치에 있는 것이 적절하다는 여론이 높았기 때문이다. 1996년에 의회가 도도마로 먼저 이전했지만 아직 대다수의 정부 부처는 다레살렘에 남아 있다. 2015년 말에 들어선 현 정부는 2020년까지 6차례에 걸쳐 모든 행정 부처를 도도마로 옮기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탄자니아는 오래전부터 유럽과 미국, 중국의 경제협력을 추진해왔다. 일례로 타자라철도(Tazara Railway) 프로젝트는 중국이 아프리카에 제공한 최대 규모의 사업으로, 중국의 자금과 기술을 이용하여 1970부터 1976년까지 내륙 국가 잠비아의 중부 광산 지역인 카피리 음포시(Kapiri Mposhi)에서 탄자니아의 다레살람 항까지 1860km 길이의 철도와 항만을 건설했다. 총 건설 비용은 당시 5억 달러(현재 가치 약 36억 달러(4조원)로 추정)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자니아는 케냐와 경제 규모가 비슷해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케냐는 관광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주변국인 우간다, 르완다, 부룬디와 비자 협정을 체결하여 4개국 간 비자 공용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탄자니아만 빠져 양국 간 외교적 마찰이 일기도 했다.

탄자니아의 경제 성장률은 2003년 이후 연평균 7% 이상을 유지하면서 아프리카 국가 중 5위를 차지한다. 외국인 직접 투자가 증가하고 지하자원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고도 성장을 이끌었다. 또한 외국의 원조 자금이 연간 약 30억 달러에 달해 사하라 이남에서 에티오피아 중 두 번째로 크다. 대규모 외국 원조 사업이 경제와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성장을 뒷받침했다. 또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수출 증가, 농업 부문의 생산량 증가도 오랜 기간 높은 성장률을 가능케 했다.

◆ 주요국의 투자 경쟁이 있는 국가

주요 경제국들은 탄자니아 경제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0년 이후 탄자니아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액 누계는 127억 달러로 대부분이 인프라 건설에 집중됐다. 2014년에는 21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면서 동부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탄자니아의 제2의 교역 국가인 중국이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2013년 3월 취임 후 러시아를 가장 먼저 방문했고 그다음으로 아프리카 3개국인 탄자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및 콩고민주공화국을 방문했다. 탄자니아를 방문했을 때 시 주석은 인프라 건설과 각종 원조 사업에 약 100억 달러의 지원을 약속했다. 2015년에는 중국의 탄자니아 투자액은 25억 달러에 이르렀고 70%가 제조업에 투자됐다. 미국도 투자 경쟁에 뛰어들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3년 7월 탄자니아를 방문하여 70억 달러의 인프라 투자 지원을 약속했다. 두 강대국의 진출은 여타 선진국 및 인도, 브라질, 터키 등 신흥 공업 국가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이끌어냈다. 2014년 탄자니아와 인도의 교역 규모는 30억 달러에 이르며 인도 기업의 투자도 늘고 있다. 아프리카 역내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 중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10년 이후 전체 외국인 투자의 25%를 차지했고 주로 통신 및 제조업에 집중 투자했다. 

◆ 자립 경제 구축 위해 노력

탄자니아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산업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여러 지역에 새로운 산업단지를 구축하고 경공업 육성을 시작했다. 외국인 직접투자도 적극적으로 유치해 자립 경제 구축을 꾀하고 있다. 섬유 및 피혁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도도마 부근에 특별 산업단지를 확보했고 외국인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 철도, 도로, 발전, 항만 및 산업단지 건설을 위해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가 폭증하면서 ICT 분야의 발전도 서두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케냐 다음으로 모바일 뱅킹이 일반화된 국가로 인터넷 서비스 산업의 발전 가능성도 높다. 

탄자니아는 동아프리카경제연합(EAC)의 본부를 유치했으며 삼각자유무역협정(TFTA) 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거대 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 미국, 중국, 인도 등이 경쟁적으로 탄자니아에 원조 금액을 늘리면서 자국 기업 진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 역시 탄자니아를 향한 원조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점 지원 대상국에 탄자니아를 다시 포함시켰다. 적극적으로 산업화를 진행 중인 탄자니아 정부는 한국 기업들의 진출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진출 기업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ICT, 소비재, 중간재 생산 등 진출 대상 분야는 다양하다. 탄자니아는 한국 기업에 또 다른 성장의 기회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  

※ 이진상 교수 프로필
△현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기술경영학과 교수(국제지속발전연구원 원장)
△현 한국 아프리카학회 회장

주요경력 :
△전 덕성여자대학교 특임교수(국제개발협력센터장 및 Director of Duksung-UN Women World Congress)
△전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국제개발협력, 경제개발 및 성장과 글로벌화, 아프리카 경제개발 등)
△전 국무총리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평가관리팀장